지난 4일 속초·고성지역에 대형산불이 발생해 산림 250ha, 주택 등 수백동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시작된 이날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바다 쪽으로 옮겨 붙으며, 속초와 고성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최대 순간풍속 초속 26.1ｍ의 태풍과 같은 바람이 거세게 부는데다 어둠이 깔려 제대로 진화작업을 펼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산불이 번질 우려가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떨어졌다. 정부는 국가재난사태까지 선포했다.
5일 오전, 날이 밝은 뒤 드러난 산불 피해현장은 참혹했다.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고성 원암을 비롯해 성천, 인흥, 용촌, 속초 장천, 장사동 등의 지역은 아직 가시지 않은 메케한 연기 속에 수많은 주택과 펜션들이 불에 타 잿더미가 돼 있었다. 이번 산불 피해 규모가 아직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관계기관은 4일 오전 현재 산림 250ha와 주택 등 시설물 수백동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산림 피해규모는 축구장 면적(7천140㎡)의 350배에 달하고, 여의도 면적(290㏊)에 맞먹는다.
이번 산불 원인으로 초기에는 토성면 원암리에서 일어난 변압기 폭발로 추정됐으나, 한국전력은 화재가 시작된 장소로 추정되는 도로변에는 변압기가 아닌 전주에 달린 일종의 차단기인 개폐기가 있었고, 개폐기와 연결된 전선에 강풍 때문에 이물질이 날아와 스파크가 발생해 불이 붙은 것으로 추정했다. 관계당국은 자연재해인지, 인재인지를 규명하고 신속하고 적절한 피해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 내 사고 원인을 밝혀내야 한다. 아울러 정확한 피해현황 파악과 이재민들에 대한 대책 마련, 조속한 복구작업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국가적 차원의 특별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는 서둘러 산불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