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최근 양양국제공항 바로 인근에 해상작전헬기 대대 배치사업을 추진하자,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해군은 지난 13일 오후 3시 손양면사무소에서 열린 손양면이장협의회 회의에 참석해 설명회를 열어 그동안 미뤄왔던 동해안의 북한잠수함 대응작전을 위한 해상작전헬기 대대 배치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12대가 계류할 수 있는 주기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이날 설명회에서 북한의 잠수함 70척 중 대부분이 동해에 배치된 데다, 최근 북한어선의 표류 및 탈북, 독도 근해 일본 군함 및 러시아 군함 활동 대응작전 등 급변하는 안보상의 이유로 이번 대대 배치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양양국제공항 인근지역에 675억원을 투입, 축구장 8개 규모로 기지를 건설, 계류장과 격납고, 생활관, 숙소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소음과 관련해서는 해군 헬기의 경우, 평균 75웨클 이하로 측정돼 낮고, 양양국제공항의 고도와 주변시설 등을 고려하면 경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민간지역 최대한 우회 등 비행경로 조정 △훈련비행 최적화 및 조정 △지자체 협의 하 훈련비행 시간 사전 통보 등의 소음저감대책을 제시했다. 또 대대가 배치되면 군인 230명과 가족 170명 등 400명의 인구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인력지원, 상생방안 마련 등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해군은 당초 해상작전헬기 대대 건설을 위해 인근에 위치한 강릉 공군비행장과 양양 강현면 구 물치공항인 육군 비행장 등을 함께 검토했지만, 양양국제공항이 최적지라고 판단해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현재 양양국제공항은 15대 정도의 훈련용 경비행기로 인해 소음피해를 입는 등 생활불편이 심한데다, 민간항공기인 플라이강원이 연내 본격 취항에 나서게 되면 민원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코 적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주민들은 해군 헬기 계류장 조성사업이 안보와 작전상 필요하다면 연계성이 높은 강릉 공군비행장이나 물치 육군비행장을 사용하는 방안을 더 고심해야 하는 등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물치 육군비행장을 보다 확장해 사용하면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최창호 도화리장은 “양양국제공항 주변지역에 해군 헬기 계류장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양양국제공항 관광단지 조성사업 등 현재 계획하고 있는 지역발전 청사진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로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반대했다.
최선봉 학포리장은 “양양국제공항으로 이전한 훈련용 경비행기와 강원소방헬기로 인해 그동안 소음 등 피해가 말도 못했는데, 이제 소음이 가장 심한 해군 헬기까지 양양공항 인근에서 뜨고 내린다면 주민들은 다 귀머거리가 되란 말이냐”며 결사반대했다. 신병선 손양면이장협의회장은 “양양국제공항은 플라이강원이 취항하면 지역발전의 주요 거점으로 역할이 기대되는데, 그 주변에 해군 헬기 계류장을 설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계류장 조성사업을 추진한다면 모든 주민들이 앞장서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양양군 관계자는 “현재 결정된 것은 없고 사전 설명회와 협의 단계인 만큼, 주민들의 입장을 최대한 수렴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해군 관계자가 13일 손양면사무소에서 헬기 계류장 조성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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