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한 단계 한 단계 계단을 오르듯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27일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1회 한국U18(청소년)육상경기대회 100m, 200m 400m계주에서 3관왕을 차지한 설악고등학교 박원진(2년)이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지난 7일, 속초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박원진은 다음달 있을 추계중고대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지난달 거둔 성과에 들뜰 법도 한데 앳된 얼굴의 박원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한 표정이었다. 더욱이 정선대회는 코로나19로 모든 경기가 취소된 후 올해 처음 열린 대회라 전국의 육상 꿈나무들이 칼을 갈고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회였다.
“이번 시합에서는 스타트가 불안해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어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박원진은 정선대회 100m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인 10초64로 우승을 거뒀다. 이 기록은 대회 신기록인 10초63보다 0.01초 뒤진 기록이다. 현재 한국 남자 고등부 100ｍ 최고 기록은 신민규(서울시청)가 고3이던 2018년에 세운 10초38로 박원진과는 0.26초 차이다.
곽은주 지도자는 박원진에 대해 “승부욕이 강하고 집중력이 좋은 친구다. 균형감각이 좋아 가속능력이 뛰어나고 힘든 훈련도 잘 따라줘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고 극찬했다.
원주가 고향인 박원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교사의 권유로 처음 육상을 시작했다.
“3학년 때까지는 그냥 놀이처럼 운동을 했어요. 4학년 겨울방학 때 본격적으로 훈련을 하며 진지하게 육상선수의 꿈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죠.”
육상은 축구, 야구 등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단시간에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박원진은 원주 반곡중학교 3학년 때인 2018년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100m 1위, 회장배 제16회 전국중․고육상경기대회에서 100m․200m 2위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설악고에 들어와서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100m 3위, 제10회 한국U18육상경기대회 100m 1위를 차지했다.
“육상은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는 운동이에요. 조금의 흔들림도 경기에 큰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철저한 식단조절로 기초체력과 정신력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그는 “우리나라 육상이 신체조건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부족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열심히 노력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우리나라를 빛낼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눈앞의 기록보다 더 먼 미래를 바라보는 박원진이 있어 한국 육상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우지현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제11회 한국 U18(청소년)육상경기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박원진. <설악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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