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지역정치에 뜻을 품고 귀향했던 고성의 신준수(61, 사진) 씨가 해방풍(海防風, 미나리과 식물) 매력에 푹 빠져 농업에 전념하고 있다.
육군 대령 출신으로 지난 2010년과 2014년 고성군수 선거에 출마했던 신 씨는 이젠 농업인으로 변신해 죽왕면 향목리 1,200평(3,96㎡) 밭에서 중풍에 효험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해방풍 재배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사는 곳도 2년 전 낙선 후 간성에서 죽왕면 공현진으로 옮겼다.
“해방풍은 척박한 땅인 바닷가 인근 모래사장에서도 잘 자랍니다. 관심과 손길을 전혀 주지 않아도 억척스럽게 생명력을 이어가는 해방풍은 우리 같은 서민들의 삶과 비슷해 아주 매력적인 식물이죠. 더욱이 그 효능 또한 뛰어나 사람을 살리는 약초로도 많이 애용되고 있습니다.”
그가 해방풍을 접하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지선 낙선 후 찾아 온 고향 후배로부터 ‘해안지대에 널려있던 고성 해방풍이 멸종위기에 놓였다’는 말을 듣고서 부터다. 비료나 농약, 퇴비 없이도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 무공해 약초이자 구황식물이기도 한 해방풍은 폐결핵, 천식에 좋고 인삼의 사포닌 성분까지 많은 것으로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지자, 90년대까지 고성 해안에 널렸던 해방풍이 무분별한 채취로 2000년대 들어 대부분 사라진 것이다.
이에 그는 웰빙시대, 100세시대에 걸맞은 관광자원으로 재배하기로 하고 행정의 지원 없이 지난 2011년부터 해방풍 종자를 구입해 송지호 해안 백사장과 해양심층수 시험포에 심었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임대받은 향목리 밭에서 6년째 해방풍을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 10여kg의 해방풍 씨앗을 생산해 올해 초 그중 6kg을 농업기술센터에 무상증여했고, 올해부터는 지인들과 금강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서 해방풍 잎 판매를 시작했다. 해방풍 씨앗은 100g당(1회용 종이컵 1개 정도) 5만원이며 잎은 1kg당 2만5,000원선으로 고가다.
“해방풍은 7월경에 개화해 흰색 꽃을 피웁니다. 백사장 인근에 해방풍 단지가 만들어지면 피서객들에게 볼거리도 생기고, 해방풍을 활용한 음식과 음료 등 건강식품 판매도 가능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신 씨는 바이오 관련 산업에 해방풍이 좋은 재료라 대기업과 연계만 된다면 판로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