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삶을 소박하게 이웃과 더불어 살아간다. 살아가면서 원치 않는 재난이나 사건·사고를 당하면서 지금 내가 현재 가지고 누리던 부·명예·지위·권력 등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피땀을 흘리면서 획득한 자신의 소중한 가치가 위협받고 상실의 위기에 처한다면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생활고를 겪거나 소득이 감소하며 고통을 많이 받을수록 욕망은 더 커진다.
욕망은 ‘무엇을 가지거나 하고자 간절하게 바람’으로, 인간이 가진 기본 욕구로 충족되어져야 할 본능이며, 동시에 이성으로 억제되어져야만 하는 빛과 그림자의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다. 인간은 욕망을 가진 존재로 욕망은 인간으로서 가지는 지극히 당연한 생물학적 본능이며 삶의 질을 높이는 삶의 희망이며 원동력으로 수단이며, 인간의 창의적 사고력을 가져주는 힘의 원천이다. 욕망은 현재이며 미래의 삶을 추동하는 힘으로 욕망을 버리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같다. 각자 추구하는 욕망의 목표와 종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가 어떤 욕망을 어떤 방법으로 어느 만큼 실현해야 만족하는가 하는 것이다.
플라톤은 《고르기아스》에서 욕망은 채우기가 불가능한 구멍 난 물에 비유하기도 했다. 지속적인 결핍과 불안정의 상태를 욕망의 근원이라 보고 있다. 스피노자는 《에티카》에서 인간의 본질인 욕망, 자신의 존재 속에서 존속하려는 욕망, 타인에게 잘 보이려는 욕망, 밉보이지 않으려는 욕망인 암비치오(Ambitio)는 “오직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이유로 어떤 것을 하거나 하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남들이 사랑하는 것을 우리도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어떤 사물이 선하기 때문에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욕망하기 때문에 좋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욕망을 우리에게 무엇인가 결핍되어 없는 것을 가지려는 부정적 욕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족을 위해 스스로 욕망의 대상을 만들어 내는 역동적이고 생산적인 기제로 본다.
고대 역사학자 사마천도 《사기》 <화식열전>에서 “부는 인간의 본성이라 배우지 않아도 모두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부유해지는 데는 정해진 직업이 없고, 재물은 정해진 주인이 없다.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재물이 모이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서는 기왓장 부서지듯 흩어진다. 천금의 부자는 한 도읍의 군주와 맞먹고, 거만금을 가진 부자는 왕과 즐거움을 같이 한다”고 하듯이 인간이 부의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특히 오늘날의 사유재산 보장과 자유로운 경쟁을 기본으로 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토대를 마련한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인간관을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 보고, 이기심은 중세처럼 천한 것이 아니라 행복 실현을 위해 신이 내려준 수단으로서 비능률·불합리를 제거하는 유일한 요소이며 국부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부 잘하고 싶은 욕망, 높은 지위와 명예, 돈에 대한 욕망, 아름다움이나 건강에 대한 욕망,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욕망 등 욕망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무엇인가에 대한 욕망은 자신뿐만 아니라 그 결과 모두의 이익으로 나타나 공익에 기여하기도 한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부가 게으른 자의 사치나 자기 탐닉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이용되어 지탄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의 축적은 선택받은 자의 증표로 도덕적·종교적으로 직업을 통한 부의 축적을 신성시하며 긍정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
욕망은 인간의 삶에 대한 의지의 발로로, 인간이 만든 모든 문화는 인간의 욕망 충족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욕망은 스스로의 생존과 보호를 위한 욕구로, 인간은 욕망하는 데서부터 새롭고 무한한 가능성을 꿈꾸며 인류의 역사가 전개되었다. 즉 인류 역사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문화의 확장과정으로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 등 오늘날의 현대 문명을 가능하게 했다. <계속>
이종식
국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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