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던 지난 7월 16일, 속초고성양양 전교조가 주관하는 ‘청소년 세상과 만나다’ 22강이 속초고등학교 춤 동아리 ‘연골’의 역동적인 축하공연과 함께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강연 시작에 앞서 대안교육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제천간디학교 학생들의 학교소개영상이 상영되었는데, 다양한 자기 계발을 위한 활동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있는 대안학교 아이들의 생활이 많이 부러웠다.
◆성찰과 공동체 행복에 기여=1부 강연에서 선생님은 우리 모두 별에서 왔다며 공부보다 중요한 건 우주상 유일무이한 존재인 자신의 꿈을 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1%만이 성공하는 피라미드형의 사회구조에 대해 청소년 스스로가 이의를 제기하고 저항할 줄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다양하게 펼칠 수 있는 다원적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성찰하는 것, 감수성과 배려심을 키우는 것, 내가 속한 공동체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고3이 돼서야 이런 강연을 듣게 되어 아쉬움이 남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청소년을 마무리할 시기에라도 이 강연을 듣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미술에 대한 꿈이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나의 꿈을 특기로 미루어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양희창 선생님의 강연을 더욱 공감하며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학생들은 대부분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공부의 목표라는 좁은 생각에 갇히기 쉬운데 양희창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니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나에게서 멀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고, 나중에라도 그 꿈을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는 강연을 듣고 난 후 학생들의 생각과 질문을 들어보는 시간이었다. 양양중학교 이민석 학생이 청소년기를 매미의 울음소리에 비유하는 좋은 글을 발표해 주었고, 고성고등학교 이현민 학생이 강연 소감과 청소년들의 솔직한 심정을 즉흥랩으로 만들어 공연했다. 이후 학생들이 양희창 선생님께 질문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질문에는 아이들의 고민과 생각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었고, 선생님께서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아이들의 의문을 풀어줬다. 또한 심플로우로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생각하는 청소년을 정의해보도록 하였는데, 모두들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본인만의 답을 찾은 것 같았다.
◆자신의 흥미와 특기 찾아=강연이 모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내가 읽었던 소설인 ‘데미안’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사람이라면 저마다의 자리에서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아플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머무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모두 미래와 꿈에 대한 고민을 한다. 이러한 고민으로 우리는 좌절할 때도 있고, 고뇌에 빠질 때도 있지만 이 과정은 누구나 겪는 일이다. 이 고민이 끝나면 우리는 한 걸음 더 성장할 것이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청소년의 하루는 어른들의 한 달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요즘 평범한 학생들처럼 공부만 하는 것 보다는 진로 고민이나 놀기도 하면서 자신의 흥미와 특기를 찾아 여러 가지 추억과 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요즘은 자유학기제도 등으로 우리 세대보다는 꿈을 찾을 기회가 조금은 늘어난 듯하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개선해 나가 아이들이 더욱 많은 경험을 통해 꿈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박지성 속초고 3년
강연 후 양희창(뒷줄 가운데) 대표와 교사들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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