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동 일부 숙박업주들이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하계 휴양 기업’ 유치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설악동 숙박업소를 하계 휴양지로 이용하려는 수도권 등지의 기업이 늘어나면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설악동 B지구 한 숙박업소에서 만난 업소 대표 A(59)씨는 다음날인 21일 수년 째 이 업소를 하계휴양지로 이용하고 있는 동서식품 관계자들이 시설점검을 위해 방문할 예정이라며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했다. 동서식품은 22일부터 24일간 23개 객실을 이용할 예정이다. 설악동이 하계 기업 휴양지의 명성을 잃은 지 오래됐으나 그나마 이 업소는 매년 여름철마다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몇 안 되는 업소다.
설악동은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하계 기업 휴양지로 명성을 날렸으나 콘도와 펜션 등 다양한 숙박시설의 등장으로 찾는 기업들이 줄어들면서, 현재 몇 개 업소만 그나마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A씨는 이날 숙박업소 내부를 안내하면서 그동안 수학여행지의 이미지를 벗겨내는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감소하는 수학여행단에만 의존할 수 없어 펜션, 민박 등 다양한 숙박업소와 경쟁하기 위해 변화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 업소는 객실 내부에 투숙객들이 간편한 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취사시설과 함께 샤워시설 등을 마련했다. 건물 옥상에는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고기도 구워 먹고 설악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편의시설도 갖췄다.
A씨는 “전성기에 비하면 많이 모자라지만, 그래도 최근 다양한 변화를 꾀하면서 일반 고객은 물론 하계 휴양기업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설악동번영회는 피서기간 동서식품을 시작으로 6~7개 대학과 기업 등이 설악동 숙박업소를 하계 휴양지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번영회는 90년대 중반 이후 해마다 하계 휴양 기업이 줄어들다 올해는 조금 늘었다고 했다. 설악동 전체 80여개의 업소 중 현재 영업 중인 업소는 20여개에 불과하다.
본격적인 피서시즌을 앞두고 일반 피서객들의 예약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영업 중인 업소들은 야외무대 설치 등 피서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예전 수학여행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업주들의 자구 노력과 저렴한 숙박비용, 설악산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 등이 좋게 알려지면서 올해 하계 휴양 기업 증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설악동 숙박업소는 비수기 3만원, 성수기 5만원(인원 수에 따라 요금 추가)을 받는다.
엄 회장은 “1년 내내 거의 영업을 안 하다 피서특수를 노리고 영업하는 일부 업소들에서 간혹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며 이용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본격적인 피서시즌이 시작되면서 설악동 B지구 한 숙박업소에 하계 휴양 기업 유치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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