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1. 속초 남부권 중학교 신설 요구 높아
2. 북부권 중학교 과밀현상으로 학생관리
어려움
3. 인구 밀집으로 중학교 신설 요구 컸던
강릉시 남부권 사례
4. 지역정치권 주축으로 중학교 유치에
적극적인 춘천시 퇴계·석사 사례
5. 교육부 신설불허에도 지방교육기관이
주축 된 제주시 서부지역 사례
6. 속초 남부권 최대 현안사업, 중학교
신설 해결 방안
속초시 조양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남부권 중학교 신설 목소리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단위 아파트 건설로 조양동 지역에 인구가 밀집되면서 불거진 남부권 중학교 신설 요구는 최근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동서고속화철도사업 확정과 크루즈거점항 조성 붐을 타고 이곳에 아파트 건설이 집중되면서 자녀들의 통학환경이 더욱 나빠질 것을 우려하는 학부모들과 지역사회의 시름이 그만큼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곳에 인구가 계속 집중되고 있지만, 정작 중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중학교가 있는 북부권까지 이동해야 하지만, 교육당국과 자치단체는 학생들의 통학불편을 덜어줄 시원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남부권 중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조양동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이와 유사한 진통을 겪고 있는 강릉시 남부권, 춘천시 퇴계·석사지역, 제주시 서부지역 사례를 통해 앞으로의 해결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등교시간 시내버스 발디딜 틈 없어
지난달 30일 아침 등교시간대 주공4차아파트단지 주변.
아직 등교하기에 좀 이른 시간인데도 ‘77번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남자 중학생 3명이 보였다. 학생들은 기자에게 “시내버스에 시달리는 것이 싫어 일찍 등교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몰리는 등교시간을 피해 일찍 집을 나선 것이다.
이들은 “매일 아침 시내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것이 귀찮다”며 “인근에 중학교가 있어 걸어서 등교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본격적인 등교시간인 오전 7시50분이 되자, 주공4차아파트 2단지 앞 시내버스 승강장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탓에 승강장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승강장 밖에서 우산을 쓰고 ‘505번 시내버스’를 기다렸다.
속초시가 학생들의 통학불편 해소를 위해 등교시간대에 ‘505번’과 ‘77번’ 시내버스 배차를 늘려 그나마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여전히 학생들이 몰리는 시간대 시내버스 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다. ‘505번 버스’의 경우 출발지인 성호아파트에서 거의 포화상태에서 출발하다 보니, 주공4차아파트 승강장에서 타는 학생들은 대부분 좌석에 앉아 갈 수가 없다.
버스가 부영아파트단지를 경유할 때는 이미 포화상태여서 버스가 커브길을 돌 때마다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다.
버스가 설악여중과 속초중, 설악중을 거쳐 속초여중까지 가는데 20여분이나 걸려 남부권 학생들의 등교가 만만치 않음을 실감했다. 다행히 지난달 29일부터 속초여중 학생들의 건의로 남부권에서 바로 속초여중까지 연결되는 시내버스 노선이 신설돼 속초여중 학생들의 통학불편이 다소 해소됐다.
■통학불편 더욱 심화 전망
남부권 중학생들의 통학불편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심화될 것이란 것에 지역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조양동 지역은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 90년대 중반 8,100여명이던 인구가 지난 8월말 현재 2만5,579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중학교는 단 한 곳도 없다 보니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현재 속초지역 중학교 4개 학교는 모두 북부권에 위치해 있다.
조양동에는 올 상반기 양우내안애(433세대)와 주공6차아파트(432세대)가 준공된데 이어 동서고속철사업 확정과 크루즈거점항 조성 붐을 타고 대단위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아뜨리움아파트(232세대)가 분양 중이고, KCC스위첸아파트(847세대)와 효성해링턴아파트(675세대)가 건축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여기에 부영아파트 인근에 또 다른 아파트 신축이 추진되고, 조양동 인근인 속초해수욕장 주변에 687세대 규모의 현대아이파크아파트가 2018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이에 따라 이들 아파트가 모두 준공되면 남부권 중학생들의 통학불편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어서 조양동 지역사회가 우려하고 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아침 등교시간대, 시내버스를 타는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로 승강장이 북적이고 있다.
김덕용 조양동통장협의회장이 가칭 조양중학교 신설 예정부지를 가리키고 있다.
■김덕용 조양동통장협의회장
“학생들은 남부권에 몰리는데, 학교가 없다니…”
“해만 바뀌면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는데 정작 중학교 신설은 어렵다고 하니 이게 말이 됩니까. 우리 아이들이 매일 아침 콩나물시루 같은 시내버스를 타고 중학교가 있는 북부권까지 가야 하는 모습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김덕용 조양동통장협의회장은 “자녀들을 학교까지 태워주는 부모들도 많은데 등교시간에 차량들이 몰리다 보니 교차로에서 몇 차례 신호를 받아야 하는 등 자녀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구는 남부권에 집중되는데 주변에 정작 학교가 없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김 협의회장은 조양동 주변에 중학교 신설 부지가 있는데 학교 신축이 안 되는 이유도 궁금하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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