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1. 속초 남부권 중학교 신설 요구 높아
2. 북부권 중학교 통학 현장에서 부는 새바람
3. 인구 밀집으로 중학교 신설 요구 컸던
강릉시 남부권 사례
4. 지역정치권 주축으로 중학교 유치에
적극적인 춘천시 퇴계·석사 사례
5. 교육부 신설불허에도 지방교육기관이
주축 된 제주시 서부지역 사례
6. 속초 남부권 최대 현안사업, 중학교
신설 해결 방안
속초 남부권 중학교 신설 요구가 최근 조양동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통학불편 해소를 위한 작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조양동에서 속초여중을 바로 연결하는 66번 시내버스 노선이 개설돼 운행되고 있다. 이는 이 학교 2학년 학생들의 시내버스 노선 신설 건의를 속초시가 받아들여 이뤄졌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학교 신설이 어렵다’는 정부의 학교정책으로 수 년 째 반복되는 통학불편을 학생들이 나서 직접 해결한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교육당국은 학생 수가 줄어들어 학교 설립이 어렵다는 논리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통학편의를 위한 대안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학생들 눈높이서 문제 해결
‘66번 시내버스’ 운행은 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어 매일 아침마다 반복되는 통학불편을 학생들이 직접 나서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교육당국과 지역사회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설립이 타당한지를 놓고 수년째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을 때, 학생들이 자신들의 눈높이에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시내버스 노선 신설은 많은 예산이 들지 않았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만족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생 수 감소’와 ‘수백억의 예산 타령’만 하는 교육당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존의 505번 버스는 설악여중과 속초중, 설악중을 거치는 관계로 남부권에서 등교하는 속초여중 학생들은 만원버스에서 20여분을 시달려야만 했다.
학생들의 건의로 지난달 29일부터 조양동에서 노학동을 거쳐 바로 학교로 연결되는 66번 시내버스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학생들의 불편을 덜 수 있게 됐다.
지난 6일 속초여중 앞에서 66번 시내버스를 타고 온 학생들에게 “이용에 불편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은 하나 같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 여학생은 “예전에는 여러 군데를 돌아서 오다 보니 힘들었는데 이제 바로 올 수 있어 편하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66번 시내버스’ 운행은 남부권에 거주하는 속초여중 2학년 학생들이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교통문제를 꼽아 추진됐으며, 속초시와의 협의를 거쳐 성사됐다. 66번 버스는 등교시간에 1일 1회 운행된다.
속초여중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건의로 통학불편문제가 해결된 것에 뿌듯해 하고 있다”며 “등교시간대 66번 버스를 증차하고 귀가시간에도 운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지원청은 속초지역 중학생 2,700여명 가운데 35%인 975명이 남부권에서 북부권으로 통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중학교 남부권 이전 방안 등 검토
속초양양교육지원청은 지역사회의 남부권 중학교 신설 요구에 “학생 수 감소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의 ‘중학교 연도별 학생 수 및 학급 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현재 2,821명인 중학생 수가 2018년에는 2,451명으로 370명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개 중학교의 학급 수도 101개에서 96개로 5개 학급이 줄어들고, 급당 평균 학생 수도 28명에서 26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에는 2,087명으로 2016년(4월)보다 5년 새 730여명(25.9%), 학급 수도 91개 학급으로 10개 학급이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했다. 학급당 평균 학생 수도 28명에서 23명으로 5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속초중의 경우 지난 4월 686명이던 학생 수가 2021년에는 552명으로, 학급 수도 25개에서 24개 학급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설악중은 759명(27학급)에서 546명(24학급)으로, 속초여중은 637명(23학급)에서 480명(21학급)으로, 설악여중은 739명(26학급)에서 509명(22학급)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전망치를 토대로 당장 학교 설립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교육지원청은 현재 남부권 중학교 신설보다는 북부권에 있는 중학교 가운데 한 개 학교를 남부권으로 이전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지원청은 이 경우 조양동에 있는 초등학교 1개교를 폐교하고 북부권의 중학교를 이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지만, 해당 동문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예상돼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당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설악여중을 남녀공학으로 전환해 남부권 남학생들의 통학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남녀공학 전환에 따른 지역사회의 반응이 부담이라는 것이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학생들의 건의로 지난달 29일부터 운행에 들어간 66번 시내버스가 속초여중 입구에 도착하자 학생들이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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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속초시의원
“학생들 통학권 보장 위한 현실적 대안 내놔야”
최종현 시의원은 “속초양양교육지원청이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중학교를 어떻게 세울 수 있느냐’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논쟁처럼 백해무익하게 들린다”며 “이는 학생들의 통학불편을 외면한 채 ‘학생 수가 줄어드니 학교도 줄어야 한다’는 정부의 단순한 정책을 그대로 답습한데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어 “남부권 학생들은 매일 아침 통학 불편에 시달리는데 교육기관이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중학교 건립에 예산타령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교육당국은 근시안적인 행정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지역현실을 반영한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의원은 “교육지원청은 상급 기관인 교육부와 도교육청 입장만 되풀이 할 것이 아니라 우리 학생들의 통학이동권 보장 등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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