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30일 서울~양양고속도로(동서고속도로)의 마지막 구간인 동홍천~양양 간 71.7km가 개통되었다.
총공사비 2조3,783억원이 투입되어 왕복4차로로 건설된 이 고속도로는 서울에서 동해안까지 90분 시대가 개막되면서, 서울에서 양양까지 이동거리가 25.2km(175.4km→150.2km), 주행시간은 40분(2시간10분→1시간30분) 단축되었고, 이를 통해 주행절감 616억원, 시간절감 1,258억원, 환경저감 161억원 등 연간 2,035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도로공사에서 예상을 하였다.
이러한 좋은 대외환경에서 우리지역은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여러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연계도로 문제는 당연히 조기에 해결해야 하는 사항이지만, 그보다 더 급하게 생각되는 것은 대한민국 국립공원 제5호인(1970년 3월 24일 지정) 설악산국립공원이다.
설악산국립공원은 강원 속초시 설악동 일부와 양양군(강현면, 서면), 고성군(토성면), 인제군(인제읍, 북면)에 걸쳐있으며, 면적은 354.6㎢다. 남한에서는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며, 제2의 금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유곡, 계류, 신록, 단풍이 천하의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설악권 4개 시군에 주어진 천혜의 자연이며, 문화재와 관광명소가 많은 세계적인 명산이다.
그런데, 동서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설악권을 찾는 관광객들이 설악산을 쉽게 찾아올 수 있을까?
현재는 설악산 소공원을 오기 위해서는 양양군 강현면 강선리에 위치한 북양양나들목이 가장 가까운 곳이다. 그것도 오는 방향에 따라 북양양나들목 외의 나들목과 지방도를 표시하는 등 여러 혼선이 있다고 한다.
고속도로 나들목의 명칭은 나들목이 위치한 지자체의 의견을 듣고 도로공사가 결정을 한다고 한다. 물론 북양양나들목이 양양군에 위치하고 있어 그렇게 명칭이 정해진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이다. 양양군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면서 고속도로 이정표에는 북양양(설악산)으로 표현을 했는데, 그래도 정식명칭은 북양양나들목인 것이다. 다시 말해 북양양설악산나들목하고, 북양양(설악산)나들목은 전혀 다른 것이다. 이미 얘기했지만, 설악산은 속초, 고성, 양양, 인제 설악권 4개 시군에 걸쳐 있는 산으로 설악산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진다는 얘기는, 결국 설악권 4개 시군 모두에게 경제적 효과 등에서 좋은 일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설악산나들목이라 했다면 어떠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단언컨대 지금보다 관광객들이 쉽게 찾아오는 건 물론이고, 동해안을 찾는 많은 관광객들에게 설악산국립공원에 대한 큰 홍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가 관광객의 입장이 되었을 때, 예를 들어 고성 송지호를 갔다가 속초 대포항을 가고 양양 하조대를 간다고 가정을 해보자. 과연 이 관광객이 어디까지가 고성이고 어디서부터가 속초이며, 양양인지 그걸 생각을 할까? 전혀 무의미하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럼 우리나라 고속도로상의 국립공원과 유명 관광지의 나들목 명칭은 어떨까.
경부고속도로(추풍령나들목, 통도사나들목), 광주대구고속도로(지리산나들목), 서해안고속도로(춘장대나들목, 선운산나들목), 익산포항고속도로(팔공산나들목), 호남고속도로(금산사나들목, 내장산나들목, 백양사나들목), 당진영덕고속도로(마곡사나들목, 속리산나들목), 통영대전고속도로(덕유산나들목, 연화산나들목) 등 많은 곳들이 지자체의 지역명을 포기하고, 명소의 이름으로 나들목 명칭을 정했음을 알 수가 있다.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여러 시군에서 기존 나들목 명칭을 변경해달라고 행정절차를 거쳐 도로공사에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지역주민의 의견수렴을 근거로, 해당 시군의 담당부서로부터 요청을 받은 도로공사는 시설물명칭변경 심의위원회를 거쳐 명칭변경을 결정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도로공사에서 명칭변경이 결정되었을 때, 톨게이트를 포함한 도로상의 표지판의 문안교체비용이 적지 않다는 것은 잘 알지만, 이 문제 또한 기대효과를 봤을 때 충분히 감수할 부분이라 생각되며, 가장 큰 배려를 한 양양군을 제외하고 나머지 설악권 3개 시군이 함께 비용을 부담하는 방법도 현실적인 해결책이라 할 것이다.(그 외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함)
이를 위해 속초시, 고성군, 양양군, 인제군의 시장군수님, 그리고 4개 시군의 번영회장님과 여러 사회단체의 노력이 필요한건 당연할 것이다. 무엇보다 속초시의 역할과 과제가 가장 클 것으로 판단된다. 나들목이 위치한 양양군에 협조와 이해를 구하고, 청사진을 제시해 명칭변경이 4개 시군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속초시는 북양양나들목이 양양에 위치하고 있어, 명칭변경에 대한 권한이 없으니 방법이 없다라는 기존의 개념을 빨리 바꾸어야 한다. 설악권 4개 시군의 발전과 설악산국립공원이 세계의 명산이 되려면 국가적으로도 고속도로 나들목 명칭 변경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강정호
산림조합 전 속초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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