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제17회 ‘속초시협회장기 생활체육 야구대회’가 막을 내렸다. 4월 1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17개 팀, 352명의 선수들이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대회 결과 ‘강원도지사기 생활체육 야구대회’에는 설악리그 우승팀인 ‘청봉 버팔로팀’이, ‘강원도협회장기 생활체육 야구대회’에는 청초리그 우승팀인 ‘팜파스 OB팀’이 각각 참가를 확정지었다.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 속초, 고성, 양양의 야구팀들은 하반기 ‘속초시장기’와 ‘설악배 야구대회’ 등을 준비하고있다.
대회 일정을 마치고 한 숨 돌린 김태석 속초시 야구협회장을 만나 속초시 야구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야구인으로서의 고충을 들을 수 있었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노학동 정식구장 외에 속칭 ‘A구장’과 ‘B구장’이라는 이름의 보조구장이 엑스포 주변에 있어 사회인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205개 리틀야구팀이 전지훈련을 오기도 했습니다. 리틀야구팀의 특성상 학생과 지도자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동반하기 때문에 5000여명의 방문객들이 장기체류하며 막대한 돈을 소비하고 갔습니다. 또한 전지훈련은 겨울에 오기 때문에 비수기 경기 활성화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 두 개의 구장이 사라지고 노학동 속초종합경기장에 정식 구장 한 개만 남아 외부 야구팀의 전지훈련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각종 대회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태석 회장의 얘기는 큰 시사점을 준다.
2017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속초시에서는 야구장 신설에 긍정적이었다. 속초종합경기장 후면에 정식구장 건설을 검토 중이었다. 그러나 당초 선정 부지에 토지 소유자가 개인주택 공사를 해 난항을 겪자 축구장 3면과 테니스장 13면 조성 계획은 둔 채 야구장 건설만을 전면 취소하고(관련기사 <연합뉴스> 2017년 12월 5일자. 속초종합스포츠타운 마스터플랜) 차후 마레몬스 호텔 인근에 건설을 고려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을 내놓았으며 그나마도 2020년에 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속초시에서 사회인이 이용 가능한 야구시설은 속초시종합경기장에 위치한 단 1개의 야구장이 전부이며 이는 사회인야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동계 우수중학교, 우수 고등학교 초청 야구대회’, ‘고교 주말리그’, ‘대학야구’, ‘공무원리그’, ‘경찰리그’, ‘전국 리틀야구대회’ 등 수많은 야구대회의 전부 또는 일부가 속초에서 시행되었던 과거에 비해 야구장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진 것이다. 때문에 속초를 찾는 타 지역의 야구팀들의 반응이 점차 냉랭해 지고 있으며 이를 틈탄 횡성과 태백, 춘천 그리고 평창 등의 지자체에서 인프라를 구축하여 야구대회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도시에는 야구단 및 가족들을 위한 숙박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대회를 치른 후 서울, 경기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비해 속초시에는 압도적으로 숙박시설이 많다는 이점이 있고, 더군다나 설악동숙박협회에서는 최근 2년간 야구대회 개최에 수천만원을 후원하고 침구류 교체 및 건물 리모델링을 하는 등 적극 협조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속초시의 균형 잡힌 생활체육 지원뿐이다. 작년 말, 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김태석 야구협회장, 체육회 상임 부회장 그리고 속초시 관계자가 모여 구두합의 했던 내용을 전부 이행하지 못한다면 건설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보조구장을 지어주는 정도의 지원은 필요하지 않을까? 지역 내 야구인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측면도 있으나 나아가서 관광도시 속초의 사계절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도 시 당국의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세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속초시야구협회 김태석 회장과 작년도 우승기를 반납하는 청봉 버팔로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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