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소리의 등용문인 제8회 전국 동구리 전통민요 경창대회가 지난 12∼13일 이틀간 양양문화복지회관 대공연장에서 수준 높은 경연으로 치러지며 전국 대회의 위상을 다졌다.
올해 경창대회에는 일반부 단체 8개팀, 개인 36명, 학생부 9개팀 등 전국에서 53개팀이 참여해 12일 예선을 거쳐 13일 최종 30개팀이 본선에 올라 농요와 노동요, 어요 등 전통민요를 열창하며 자웅을 겨뤘다.
올해 3개 부문 통합 대상의 영예는 ‘한오백년’과 ‘강원도아리랑’을 구성지게 열창한 송종석(강원) 씨가 안았으며, 일반부 개인전에서 최우수상은 이정화(전북, 서도놀량) 씨가, 우수상은 최진영(경북, 계령진산·노랫가락), 장려상은 박선영(서울, 서도놀량) 씨가 각각 수상했다.
일반부 단체전에서는 ‘멜후리는 소리’를 부른 설요리팀(제주)이 최우수상을, 우수상은 ‘서도 뒷산타령’을 무대에 올린 (사)서도성소리산타령보존회(경기)가, 장려상은 ‘평창아라리’를 소리한 평창아라리보존회(강원)가 받았다.
학생부에서는 ‘노랫가락 청춘가’를 열창한 강릉 주영초등학교 김보영 학생이 최우수상을, ‘유산가’를 부른 양양여고 김유진 학생이 우수상을, 북청사자놀음을 재현한 소리로 박수갈채를 받은 속초 청호초등학교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날 본선 경연에서는 식전행사로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이 시범공연을 펼쳤으며, 작년도 우승팀인 전영애 씨를 비롯해 16명의 소리꾼과 최명호 대금연주가, 한가람풍물패, 국악인 김소희·이능경·문도희 씨 등 인기 국악인들이 초청 무대에 올라 수준 높은 특별공연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양양문화원은 앞서 세조대왕의 행차를 복원·재현하는 행사를 거행해 동구리 전통민요 경창대회의 역사적 유래를 알리기도 했다.
양양 동구리 경창대회는 조선왕조실록 중 세조실록 권38의 세조대왕 강원도 순행일지 기록에서 유래됐다.
세조 12년(1466년) 세조가 강원도를 순행하기 위해 양양 낙산사를 지나 연곡리에 머무를 때, 왕이 직접 명하여 농가를 잘 부르는 이를 모아 장막 안에서 노래를 부르게 했는데, 그 중 양양관노 ‘동구리’의 실력이 가장 뛰어났다고 한다. 이에 세조는 동구리가 관노임에도 불구하고 악공의 예로 어가를 따르도록 했다.
양양군은 국왕이 직접 임석해 우수 소리꾼을 발굴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주목하고 지난 2001년부터 양양문화원 주관의 군 단위 행사로 동구리 민요경창대회를 개최해 오다, 지난 2011년 도 단위 대회로 격상한데 이어, 지난해부터 전국단위로 확대해 열고 있다.
전국 동구리 경창대회는 지난 17년 동안 농가·어가·노동요 등 우리의 소리를 보존, 전승하는 데 일조했다. 도 단위 대회로 개최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올해까지 214개 단체, 1,850여명의 소리꾼이 참가했다.
윤여준 양양문화원장은 “양양 동구리 전통민요 경창대회가 양양군의 문화예술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소리꾼들의 등용문으로써 지평을 넓혀 나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제8회 전국 동구리 전통민요 경창대회 본선이 지난 13일 양양문화복지회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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