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강추위에도 맨발로 달리는 사나이가 있어 화제다.
고성경찰서 금강지구대의 이영욱(54, 경위, 사진) 팀장은 근무시간을 제외하곤 일상을 맨발로 지낸다.
슈퍼를 갈 때나, 운동을 할 때도, 출퇴근을 할 때도 맨발이다. 특히 쉬는 날에는 맨발로 험산 산길을 8시간씩 달리고, 얼음장 같은 계곡물도 거침없이 다닌다.
이런 생활을 한지도 벌써 6년째다. 그는 6년 전, 음주보행자의 교통 사망사고를 수사하면서 음주의 위험성을 깨닫게 된 뒤, 술을 끊고 건강을 위해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면서 맨발로 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과거에 술을 엄청 좋아했어요. 매일같이 퇴근 시간만 되면 술친구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가졌죠. 하지만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수사하면서 술을 끊고 가족과 직장동료들에게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처음 맨발로 뛸 때는 발이 트고, 돌과 유리조각, 나무뿌리 등에 찔려 피도 흘렸지만, 이젠 비포장도로든 산길이든 문제되지 않는다. 덕분에 고질병이던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사라졌고 건강도 회복됐다.
그는 지난 2011년 양양(100km)을 시작으로, 2012년 제주도(200km), 한반도횡단(308km), 2013년과 2015년 한반도종단(622km)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했다. 대회마다 100km는 무조건 맨발로 뛰었다. 그동안 한반도종단대회에서만 400km 구간을 넘지 못하고 실패해, 2017년 대회를 기약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0일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맨발로 살아가는 ‘맨발의 포돌이’란 제목으로 방송됐고, 이어 MBC ‘오늘아침’에도 ‘겨울을 이겨내는 사람들 코너’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그는 방송 출연료에 사비를 보태 지난달 24일 건봉사가 운영하는 요양원 ‘연하마을’에 7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현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경북 상주가 고향으로 지난 1986년 서울서 경찰에 입문해 27년간 근무하다, 지방 시도 전출인사를 신청해 2012년 12월 고성경찰서로 배치 받았다.
이 팀장은 “서울서 생활하면서 틈틈이 고성을 찾았고, 자연환경이 너무 좋아 집사람과 노년생활 정착지로 결정해 내려오게 됐다”며 “운동하기에도 좋고, 사람들도 좋아 이곳 생활에 너무 만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