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월, 시민의 꿈과 희망을 가득 싣고 ‘백두산항로’가 취항하였다. 그러나 취항 10여년 만에 중단되었고, 2013년에 운항을 재개하였지만 결국 2014년에 항로는 기약없이 멈추고 말았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걸림돌일까? 백두산항로 취항시 백두산관광 또는 중국 동북 3성과 소규모 무역(일명, 보따리무역)을 위해서는 ‘속초~자루비노~훈춘~연길~백두산’을 잇는 944㎞에 이르는 경로를 이용해야 하고 꼬박 24시간이 걸린다. 바로, 러시아 자루비노항 국경검문소에서의 통관절차가 백두산 항로의 존폐를 가르는 걸림돌이자 가장 큰 문제점이다. 카페리가 러시아 자루비노항에 도착하면 입국 수속 후 중국 훈춘까지는 한 시간 거리에 불과하지만 자루비노항의 국경검문소 통관절차에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통관시간이 2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으로 들쑥날쑥하다. 속초시는 통관절차 간소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러시아측의 무성의로 뜻을 이루지 못했고, 2015년 정부에 통관절차 간소화와 72시간 무비자 협정 등을 ‘對 러시아 외교의제件’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그럼, 대안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할 것인가? 그 답은 급격히 변하고 있는 남북관계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4.27판문점 선언, 6.12북미정상 회담, 9월 평양 공동선언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는 남북경협 확대와 동해북부선 철도연결 등 신경제 구상의 중심에 강원도 동해안이 있고 그 중심의 핵이 바로 속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8월 최문순 지사께서 방북하는 등 북측과 직접 교류의 물꼬를 트고, ‘고성~원산간 땅길, 속초~원산간 바닷길, 양양공항~갈마공항간 하늘 길’과 함께 ‘설악~금강 국제관광자유화지대 조성’ 등 획기적인 남북 경협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속초시는 기존의 백두산항로 재개설 추진과 동시에 최적의 대안으로 ‘속초~장전~원산~나진·선봉’을 연결하는 바닷길, 새로운 항로를 시급히 개설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신 백두산항로는 지난 1998년 실시된 이후 2003년 9월 육로관광이 시작되기 전까지 운항되었던 ‘금강산 해로 관광’을 재개하는 것이며, 나아가 마식령 스키장, 백두산 관광 등을 연계한 ‘남북 평화크루즈 운항’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나진선봉지역의 ‘자유무역지대’는 북한이 1993년 선진과학기술을 도입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중국의 ‘경제특구’를 모방해 만든 특수지역이고, 나진항은 북․중․러 인접지역에 위치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동해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지역으로 태평양항로 나아가 북극항로의 주력항만으로 역할이 주목되는 곳이다. 우리가 러시아와 중국을 거치지 않고 원산이나 나진에서 백두산을 잇는 새로운 관광루트를 개설한다면 ‘중국 중심의 백두산 관광’에서 ‘속초중심의 북방관광’이라는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속초~장전~원산~나진·선봉’의 뱃길이 열리게 되면 우리 지역의 엄청난 변화와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연결되어 시베리아 철도를 이용, 유럽으로 향하는 ‘뉴 실크로드’가 가시화될 것이다. 아울러, 백두산 항로 중단으로 인해 끊겼던 對중국 컨테이너 화물과 차량·중장비 수출길이 부활됨으로써 속초시는 ‘북방물류 거점도시’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필자는 ‘새로운 뱃길, 신백두산항로’를 열기 위해 10월 22일부터 5일간의 일정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그곳의 고위급인사들과 항로 개설 및 재개, 경제협력 강화 등을 위해 협의하고 협력과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신항로개설, 험난한 여정이 되겠지만 희망이 더 크기 때문에 시민과 함께라면 반드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제 속초의 원대한 미래를 위해, 대북경협의 중심에 서는 속초를 만들기 위해 힘찬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김철수
속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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