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속초시 발달장애인 자기권리 주장대회가 지난 1일 속초시 아동청소년 문화의 집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속초시 지적장애인 자립지원센터가 주관했고 속초시와 ㈜엘이디스퀘어, ㈜금강레미콘 등이 후원했다. 지적발달장애인과 가족,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작년 12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 대회는 작년 대회 우승자인 이재현 씨의 사회로 총 10명의 참가자가 경쟁을 펼쳤다. 이날 연사들은 친구와의 우정, 좋아하는 가수, 연애, 운동 등 다양한 소재로 자신의 주장을 발표했다. 김석종 참가자는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제목으로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했다. 전지영 참가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은 같은 사람’이란 의미심장한 제목으로 발표에 나섰다. 특히, 전지영 참가자는 다른 참가자들과는 달리 발표 중간중간 발표문을 보지도 않고 능숙하게 말했다.
어떤 참가자는 발음이 잘 되지 않았지만 큰 목소리로 적극적으로 임했다. 객석에서는 발표자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하고 박수를 치며 용기를 북돋웠다. 어떤 장애인은 흥겨운 듯 일어나서 덩실덩실 춤을 추며 관람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의 발표 후에는 특별순서로 한 장애아의 어머니가 연사로 나서서 장애인 정책과 장애아 보육에 관한 견해를 담담하게 들려줬다.
이날 모든 참가자들에게는 상과 부상이 주어줬으며 1등상에 해당하는 우수상은 속초시청 해오미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 중인 전지영 씨에게 돌아갔다. 이날의 우승자인 전 씨는 내년 강원도 대회에 속초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제2회 속초시 발달장애인 자기권리 주장대회’가 1일 ‘속초시 아동청소년 문화의 집’ 대강당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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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자기권리 주장대회 1위 전지영 씨
“사람들이 내 이야기 듣고 기뻐하면 좋겠어요”
“세계적 바리스타 되고 싶어”
이번 대회 우승자인 전지영 씨는 연약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데 비교적 적극적이었다. 목소리는 크지 않았으나 가슴 속에는 하고 싶은 말이 쌓여 있는 듯 술술 자신의 얘기를 풀었다. 전 씨는 말을 능숙하게 하지만 청각장애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 씨는 보청기를 착용한 데에다가 입모양을 보고 말뜻을 이해하는 구화법을 익혀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가 보여주는 발표문에는 이번 발표에 들인 노력의 흔적들이 엿보였다. 발표문의 자투리 공간에는 발표 진행 방식에 관한 착안 사항이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 이 대회를 어떻게 준비했나.
△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연필을 물고 발표문을 여러 번 계속해서 읽었다. 그리고 종이컵을 입에 대고 말하며 내 목소리가 잘 들리도록 해서 틀린 발음을 체크하고 집중적으로 반복했다. 그리고 되도록 발표문을 보지 않고 하기 위해 외우려고 했다.
- 발표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이해하고 장애인들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발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면 좋겠다.
- 도움을 많이 준 사람은.
△ 부모님의 도움이 컸다. 아버지는 모르는 단어들을 가르쳐 주셨다. 어머니는 내가 연습하는 것을 듣고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 발표 제목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은 같은 사람’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나.
△ 평소에 비장애인 친구와 서로 돕고 지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 앞으로의 희망은.
△ 어린 시절 꿈이 없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전국장애인 동계체육대회에서 스키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면서 크게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현재 바리스타 자격증 2급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바리스타 1급 자격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세계적인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 힘든 길이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 길을 가겠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제2회 속초시 발달장애인 자기권리 주장대회’ 우승자 전지영 씨. 전 씨는 속초시청 해오미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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