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레 하나 올라갈 수 없었던 속초지역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사십 계단 일대 금호3지구에 최근 도로가 뻥 뚫렸다.
도로가 뚫리면서 지금까지 화재나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차량 진입이 어려워 발만 동동 굴러야 했던 달동네 주민들의 어려움이 사라지게 됐다.
지난 11일 오전 속초관광수산시장 후문 주변 금호3지구 아랫마을(수복로 167번길)로 들어서자 윗마을(사십 계단 정상)까지 시원하게 뻥 뚫린 도로가 제일 먼저 한 눈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사십계단 하면 가파른 언덕길과 사람 하나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이 전부였다. 또 비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이렇다 보니 화재나 응급환자 발생시 차량이 들어올 수 없고 지금과 같은 겨울철에는 연탄 배달도 쉽지 않아 주민들이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에 시는 속초지역의 대표적인 달동네를 살기 좋은 마을로 개선하는 ‘고지대 주거환경개선사업’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금호3지구 정비사업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에는 국비를 포함해 총 5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현재 속초관광수산시장 후문 일대에서 청고경로당까지 191m(폭 8m) 구간의 도로개설공사가 거의 끝난 상태다. 시는 최근 아스콘 포장도 마쳤고 현재는 도로 개통에 앞서 절개지 정비 및 주변 정비작업이 한창이다. 조만간 차선도색을 끝내고 올 연말 개통할 예정이다.
시는 내년에는 청고경로당~번영로로 연결되는 65m(폭 8m) 구간의 도로 개설과 청고경로당 주변 399㎡에 12대 주차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사십 계단 일대 58m 구간에 보행자도로와 차도(50m)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날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도로가 뚫리니 너무 좋다”며 “예전에는 윗마을로 가려면 사람 하나 겨우 다닐 수 있는 가파른 언덕길을 이용해야 했는데 지금은 경사도 완만하고 넓은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했다.
진선연 금호동주민자치위원장은 “아직 사십 계단 일대의 공사가 남아 있지만, 그래도 도로가 뚫리니 건너 마을인 청학동과의 이동이 쉬워 주민들이 좋아한다”며 “무엇보다 소방차량이나 구급차량 등의 접근이 쉬워 주민들이 든든해 한다”고 말했다.
도로 개통이 임박하면서 일부 주민들은 도로가 주변 마을 주민들의 개인 주차장으로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사과정에서 시공사의 내부 사정으로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는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주민들의 이해와 관심으로 도로개설이 가능했다”며 “내년까지 모든 공사가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가파른 언덕길과 비좁은 골목길로 주민들의 이동이 쉽지 않았던 금호동 사십 계단에 최근 도로가 뻥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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