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지난 18일 영랑호리조트 소유주인 신세계그룹이 영랑호유원지 개발에 대한 사업의지가 부족하다며 시 주도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영랑호의 생태계 훼손 등의 이유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시는 지난 18일 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랑호 유원지 세부시설 변경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철수 시장은 “신세계그룹이 지난 2014년 영랑호유원지를 휴양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체험형리조트로 개발하겠다고 언론에 발표했는데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취임 후 이를 살펴본 결과, 신세계그룹이 영랑호유원지에 대한 개발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지난 2012년 8월 영랑호유원지 부지의 35%를 보유한 신세계영랑호리조트에 최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유원지사업 추진을 독촉했지만, 아무런 추진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최근 신세계영랑호리조트가 시에 제출한 영랑호유원지 조성 계획과 관련한 의견서에서도 투자의지나 개발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4년 8월 영랑호유원지 체험형리조트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호텔식 타워 콘도와 별장식 빌라콘도 등 총 261개 객실과 퍼블릭 골프장 등 기존 시설을 체험형리조트로 탈바꿈 하는 ‘영랑호리조트 개발 종합 마스터플랜’을 연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콘도 증실 및 호텔 신축, 워터파크, 인공비치, 골프장, 수상스포츠, 아웃도어 스포츠시설, 키즈 테마시설, 쇼핑시설, 월드푸드 스트리트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김 시장은 “2020년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도시공원 일몰제로 유원지 지정이 자동 실효돼 그냥 놔둘 수 없는 없는 상태”라며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실효 전에 실시계획인가 등의 사업추진이 필요하다”고 시 주도의 사업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시장은 “민간제안이 아닌 시 주도 하에 사업방향 및 조성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영랑호를 시민들의 힐링 및 휴식공간으로, 개발과 보존이 공존하는 친환경적인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이에 김 시장은 “내년 4월 1억7,000만원을 들여 영랑호유원지 세부시설 조성계획 변경 및 세부계획 인가를 위한 용역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안나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6,000여년의 세월을 이어온 지금의 영랑호는 어느 장소에서도 망원경 없이 고니를 비롯한 비오리, 백로, 가마우지 등의 다양한 철새 등을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자연생태 공간”이라며 “이러한 영랑호를 관광객 유치를 이유로 생태계를 훼손해 가며 개발할 필요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지금과 같이 잘 보전된 영랑호가 오히려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개발보다는 보전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시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시 주도로 영랑호유원지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영랑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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