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우리 주민들 스스로가 지역을 위해 뭔가를 만들어 가꾸고 브랜드화해 지속적으로 가치를 높여 나가고 있어요.”
양양군의 중심 면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강현면 주민들이 행정과 함께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강현면주민자치위원회는 박재홍 위원장을 중심으로 위원 23명이 의기투합해 이달 초부터 쌍천의 유휴 하천부지 6,000여평에 대규모 꽃동산을 조성하고 있다.
‘설악산과 동해바다, 만남의 장소’로 불리는 이곳은 연내 북양양IC와 연계하는 왕복 1차선 도로가 개통되는데다, 멀리 설악산과 울산바위가 보이고 가까이는 물치항을 두고 있어 최적의 랜드마크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이런 곳이 그동안 하천부지로만 방치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온 강현면주민자치위원들은 수차례 현장 확인과 회의를 거쳐 사계절 아름다운 꽃이 만개하는 치유의 꽃동산을 만들기로 했다. 이에 이장섭 강현면장과 조은주 총무담당은 지체 없이 전문가 의견수렴과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 본격적인 추진에 나서게 됐다.
쌍천 유휴 부지에 거름 주고 씨 뿌려
지난달부터 강현면주민자치위원들은 물론 이곳을 지나는 주민들까지 잡초 제거부터 경지정리까지 작업에 참여하며 ‘만남의 꽃동산 만들기’가 시작됐다.
지난 9일 토요일에도 강현면주민자치위원들과 주민들은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는 6천여평에 유채꽃을 심기 위해 하나둘씩 하천변에 모여 들었다. 박재홍 위원장을 비롯해 김광섭 쌀전업농전국회장, 김진호 광석리장, 김명래 위원, 김광래 전 정암리장 등 20여명은 이날 거름을 주고 로타리를 친 후, 씨뿌림까지 전 일정을 함께 하기 위해 단단히 채비하고 나섰다. 이장섭 강현면장과 조은주 총무담당 등 강현면사무소 직원들도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준비했다.
지역일꾼인 김광섭 위원이 평탄작업을 끝내자, 모든 주민들이 함께 실어 나른 거름 차를 김명래 위원이 운전하며 황토 흙 위에 검은 영양분을 뿌리기 시작했다. 거름이 깔린 후에는 김진호 광석리장과 김광래 위원이 유채꽃 씨앗이 듬뿍 들어간 파종기를 둘러메고 본격적인 씨뿌림에 나섰다.
수차례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서 굵은 땀방울이 얼굴을 적셨다. 5시간이 넘는 긴 노동 끝에 어느 새 그 드넓은 하천부지는 노란 유채꽃이 금방이라도 피어오를 것처럼 잘 정돈돼 갔다.
“봄엔 유채꽃, 가을엔 코스모스”
강현면 쌍천 만남의 꽃동산에 오는 5월 노란 유채꽃이 만개하면, 강현면주민자치위원회는 봄 축제를 열 계획이다. 설악산과 울산바위, 동해바다가 한데 어우러지는 곳에서 유채꽃과 함께 하는 축제는 말 그대로 주민들 스스로 중심이 돼 만들어가는 참여축제다. 행정은 지원하고 주민들은 그동안 자치활동을 통해 배우고 익힌 노래와 댄스, 난타공연으로 유채꽃동산에 강현면 주민들의 삶의 역동성을 덧입힐 예정이다.
봄 유채꽃이 지면, 가을에는 코스모스 꽃동산을 만들어 가을축제도 준비할 계획이다.
강현면주민자치위원회는 시대변화에 발맞춰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가며 삶을 주도하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이번 꽃동산 만들기에 나서게 됐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유대감도 더욱 끈끈해지고 있다.
조은주 강현면 총무담당은 “이번 꽃동산 만들기로 지역주민들 모두가 두레처럼 살아 숨 쉬는 지역공동체를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 과제를 주민들 중심으로 실천해 가도록 열심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강현면주민자치위원들이 유채꽃 씨뿌림까지 모든 과정을 마친 후 설악산과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진정한 주민자치시대를 열겠다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박재홍 강현면주민자치위원장
“꽃동산 만들며 주민 소통 중요성 터득”
4년째 강현면주민자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재홍 위원장은 “함께 지역을 위해 땀 흘려 노력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주민자치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확신한다”며 “무엇보다도 지역발전에 긍정적인 도움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인 만큼 회원들 모두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꽃동산 만들기는 많은 시간 동안 서로 의견을 내고 조율하는 과정 속에서 나온 결과다. 그 과정에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터득하게 됐고,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힘이 정말 중요하다. 행정과의 교감과 주민참여의 두 수레바퀴를 얼마나 조화롭게 굴려갈 수 있느냐가 주민자치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 같다”며 “앞으로 강현면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모범이 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고 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이장섭 강현면장
“주민·행정 수평적 사고가 경쟁력”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면정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장섭 강현면장은 주민자치위원회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며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쌍천 꽃동산 만들기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면장은 “주민들 누구나 면장이고 자치위원장이라는 수평적인 사고 틀 속에서 진정한 경쟁력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천 유휴지를 활용하고 북양양IC의 거점에 힐링 꽃동산을 만들면, 관광객들도 치유의 관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섭 면장은 “작은 노력이라도 함께 하면 커지고, 그 깊이가 깊어져 결국 지역을 튼튼하게 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양양주민들은 물론 설악권 주민들도 5월에 노란 유채꽃이 만개하면, 이곳에 오셔서 함께 즐기면서 치유의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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