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병 평일 일과후 외출제도가 시행된 후 군부대 일대 상권이 활기를 띄고 있는 가운데 군장병의 효과적인 시간활용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고성군 간성읍 곳곳에는 군장병들의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 중인 특색있는 가게와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쉽게 눈에 띈다.
간성읍에서 치킨집을 운영 중인 A씨는 “평일 외출제도 시행이 지역 상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예전보다 매출이 30%는 증가한 것 같다”고 했다.
PC방을 운영하는 B씨는 “주중에도 병사들로 자리가 없어 일반인 손님들이 되돌아갈 정도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거진시장에서 2층 건물의 1층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C씨는 “평일외출제도가 시행된 뒤 2층에 PC방을 차려보라는 권유가 많다. 그런데 군 정책이라는 것이 혹시 사고라도 발생하면 금방 변경되기 때문에 섣불리 많은 돈을 투자해 개업할 생각은 없다”며 “아직은 두고 볼이 일”이라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B씨는 “평일외출제도가 시행된 첫날에는 병사들이 많이 나와 동네가 북적일 정도였는데 나와도 딱히 할 것이 없어서 그런지 차츰 줄어드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지난 13일 간성 패스트 푸드점에서 만난 A상병은 “평일 외출 허용 시간이 오후 5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4시간이지만 외출 출발 시간이나 부대복귀 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2~3시간밖에 안 돼 PC방에서 음식을 먹으며 게임을 한다”고 말했다. 22사단 예하부대에서 근무하는 B상병은 “외출시간이 5시 30분부터라 병원이나 은행업무도 볼 수 없고 마땅히 할 일이 없다. 최근 부대안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해지다보니 일부병사들은 굳이 외출하지 않고 부대 안에 머무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군장병 평일 외출 설문조사 결과
22사단이 지난 14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군장병 평일 일과 후 외출제도가 시행된 지난달 1일부터 28일까지 총 2,400명이 외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22사단이 총 85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군장병들의 평일 외출 장소는 간성시내 583명(68.1%), 속초 226명(26.4%), 천진해변 30명, 거진시내 7명 순으로 나타나, 군장병들이 비교적 부대와 가깝고 상권이 발달한 간성시내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군장병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로는 PC방 582명(68.0%), 카페 253명(29.6%), 노래방 107(12.5%)명, 치킨집 85명(9.9%), 당구장 78명(9.1%)이었다.
출타 시 이동수단으로는 택시가 529명(61.8%)으로 가장 많았고, 군용버스 268명, 대중버스 29명, 간부차량 21명, 승용차 2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병사들의 건의사항으로는 택시비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75명으로 가장 많았고, PC방 자리 부족 21명, 업소 쿠폰제 또는 이벤트 실시 요구 20명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간성의 비싼 물가와 방문장소 부족, 차량지원을 요구하는 의견 등이 있었다.
미담사례로는 택시기사의 현금택시비 할인, 공기밥·음료·쿠키 무료서비스, 업주사장의 친절 등이 꼽혔다.
지자체, 군장병 지원사업 추진
강원도는 군장병들의 편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5개 접경지역(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에 2021년까지 사업비 460억원을 들여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군 장병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바가지요금과 반말, 불친절 등이 가장 큰 불만으로 제기돼 상인들의 인식개선을 위한 1대1 맞춤형 서비스 교육과 경영 개선 컨설팅도 추진한다.
고성군은 서비스업소 인센티브제를 시행하는 음식, 숙박, 노래방, PC방 등 8개 업종의 군장병 접객업소를 대상으로 친절, 가격 할인 등 자율적인 서비스 개선을 유도한다. 또 우수업소에 대해서는 연말에 시상하는 한편, 불친절·부당사항 신고창구도 상시 운영해 신고가 접수된 업소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병사들의 취업 및 진로상담, 어학, 컴퓨터, 자격증 취득 등 맞춤형 자기개발 강좌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선호 강좌 등 수요조사를 거쳐 강의계획을 수립, 상·하반기에 각각 4개월씩 운영할 방침이다. 그 밖에도 5억원을 투입해 군(軍)회관 및 버스터미널, 전통시장 부근에 장병 집결지 편의시설 5개소를 설치하고, 2억원을 들여 군 장병 면회객 만남존을 정비할 계획이다. 또 9천여만원을 투입해 군부대 주둔지 등 주변지역 정비사업을 실시하는 등 군장병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평일외출을 나온 군장병들이 PC방 앞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