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이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을 기준으로 한 선거제에 잠정 합의하면서 속초-고성-양양 선거구의 조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지역정가를 비롯한 지역사회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속초-양양-고성 선거구가 조정 대상에 포함될 경우 현재 도내 정가에서 속초와 고성은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에, 양양은 강릉 선거구에 합치는 방안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사회에서는 지역정서나 특성·주민생활권 등이 고려되지 않은 선거구 조정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225석 기준 시 인구하한선 미달=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은 지난 17일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을 기준으로 한 선거제에 잠정 합의했다.
4당 단일안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통과되면 도 국회의원 의석수가 현재 8석에서 7석으로 줄어들어 선거구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지역구 225석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인구상한선은 30만7,041명, 하한선은 15만3,405명이다. 이 경우 지난 1월 기준 인구가 13만6,942명인 속초-고성-양양은 하한선에 미달돼 선거구 조정대상에 포함되게 된다.
이렇다 보니 현재 도내 정가에서는 속초-고성-양양 선거구 가운데 속초와 고성을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19만6,556명)에, 양양은 강릉(21만2,894명)에 합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20대 총선 선거구 논의 당시인 지난 2015년에도 속초-고성-양양 선거구는 의석수를 250석 초반으로 하느냐와 현행 체제인 246석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통폐합 대상여부가 결정돼 지역사회가 긴장 속에 여야의 합의를 끝까지 지켜봐야만 했다.
당시에도 속초-고성-양양 선거구가 통폐합 대상에 포함될 경우 고성은 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에, 속초와 양양은 단일 선거구에 포함되는 방안 등이 거론됐었다.
하지만 선거구 획정과정에서 속초-고성-양양 선거구는 인구 하한선을 넘겨 현행 선거구를 유지하게 됐으나, 이번에는 국회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에 따른 선거제 개혁을 추진 중이어서, 속초-고성-양양 선거구를 비롯한 강원 정치권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역특성·주민생활권 무시 경계=지역사회에서는 내년 21대 총선에서 현재 여야 4당이 잠정 합의한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 기준으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속초-고성-양양 선거구의 통폐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알려지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또 앞으로 중앙 정치권에서의 선거구 획정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지역특성과 대표성, 주민생활권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선거구 조정 논의에 강한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양수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은 “이번 합의안대로 한다면 속초-고성-양양 지역이 무조건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도내 정치판도가 흔들려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게 된다”며 “정말 농어촌을 생각하고 균형을 생각한다면 한국당 안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동기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이번 합의안은 선거구 조정과 관련한 최종 획정안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역정서와 생활·문화 등이 전혀 다른 지역과의 인위적인 통폐합은 반대한다”며 “중앙당과 협의해서 지역민들의 우려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영래 속초시번영회장은 “속초·고성·양양지역은 설악권이라는 공동체 속에서 끈끈한 유대감을 다져오고 각종 지역현안에 공동 대응해 왔는데, 만약 선거구가 쪼개질 경우 이런 공동체 기반이 무너지게 된다”며 “지역여건과 특성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인구만을 기준으로 진행하는 선거구 논의를 반대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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