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난개발 방지를 위해 추진 중인 도시계획조례 개정과 관련한 속초시의회의 시민공청회가 지난 12일 찬·반 양측의 뜨거운 설전 속에 마무리 되자, 지역사회의 관심이 자연스레 시의회로 쏠리고 있다.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앞으로 시의회의 심의, 의결과정을 거쳐 처리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도시계획조례 개정에 반대 입장인 강정호 시의원이 지난 20일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도시계획조례 개정 추진을 “동서고속화철도 사업노선 확정 때까지 잠정 보류할 것”을 요구한 반면, 개정안 찬성 시민단체와 속초시는 “빠른 시기에 처리해줄 것”을 원하고 있어, 개정안 처리시기를 놓고도 시의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개정안 처리시기 놓고 대립=강정호 시의원은 지난 20일 제286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동서고속철도 조기 착공에 속초시민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하므로 지역사회의 심각한 분열과 갈등을 촉발시킬 수 있는 도시계획조례 개정 추진을 동서고속화철도 사업노선이 확정되어 첫 삽을 뜰 때까지 잠정 보류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의회에는 상정 보류를, 속초시에는 철회를 동시에 부탁드린다”고 했다.
얼마 전에도 속초지역의 한 단체가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착공에 시민들의 역량이 결집될 수 있도록 조기 착공 이전까지는 개정안 처리를 보류해줄 것을 시의회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속초시와 개정안 찬성 시민단체는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철수 시장은 20일 SNS에 “강정호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착공과 연계해 조례 개정을 보류하자는 발언을 했다. 저는 오히려 이번 임시회 회기 중에 가부를 떠나 처리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일로 인해 다소 갈라진 시민들의 민심을 하나로 묶자는 생각에 의장님께 강하게 (조기 처리를) 부탁드렸다”고 했다.
조례안 개정에 찬성하는 한 시민단체 회원도 “조례 개정안 처리가 계속해서 미뤄질 경우 개정안 추진과 관련한 지역갈등이 이제는 처리시기를 둘러싼 또 다른 갈등의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난 12일 시민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시민공청회가 마무리된 만큼, 시의회는 조속한 시일 내에 상정여부와 처리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속초시의회 상정여부 결정 못해=최종현 시의장은 지난 19일 전화통화에서 “상정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의원간담회를 열었으나 의원들 간의 이견으로 결정하지 못해 다시 자리를 만들어 논의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또 “시민공청회가 끝나자 조례안 개정과 관련해 새롭게 의견을 내놓는 주민들도 있고 지금까지는 침묵하던 주민들도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지금은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최 의장은 시민여론수렴을 위한 추가 공청회나 주민여론조사 실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시민공청회를 통해 충분히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 같다. 따라서 현재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 의장은 강정호 의원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처리 잠정 보류 요구에 대해 “강 의원의 발언이 틀린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착공을 위해 지역이 하나로 뭉쳐야 하는데 조례안 개정으로 지역이 대립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동서고속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슬기롭게 대처할 생각이다”고 말해 상정여부를 동서고속철사업과 굳이 연계 시키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고명진 기자 mjgo051@hanmail.net
속초시의회가 주최한 속초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시민공청회가 지난 12일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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