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산불이 할퀴고 간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고성군 토성면 인흥2리,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모내기로 이재민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지난 22일 오전 8시30분, 이재민들의 모내기를 돕기 위해 춘천에서 오전 6시에 출발했다는 강원도청 농정국 직원 15명이 마을 곳곳에서 일손을 돕고 있었다.
인흥 2리 이주수(59) 씨의 논에도 올해 첫 모내기가 한창이다.
지난 2014년부터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게 됐다는 이 씨는 아직 농기계 운전이 서툴다며 삐뚤삐뚤 심어진 모를 보며 겸연쩍어 했다.
이날 그는 도청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4천평의 논에 모를 심었다.
인흥 2리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던 이 씨는 이번 산불로 집과 창고, 농기계 등이 모두 전소돼 현재 KB금융그룹 속초연수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지금 상황이 절망스럽지만 다시 힘을 내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 심은 모가 잘 자라 올해 농사가 풍년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이만철(58) 씨도 인흥 2리 논에서 모를 심었다.
이 씨는 “지난 산불에 마당에 둔 집기류만 조금 피해를 입었지만 평생을 함께해 온 이웃들이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된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하루빨리 복구가 이뤄져 마을을 떠난 이웃들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이만철 씨가 지난 23일 인흥 2리 논에서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다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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