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토성면 인흥3리 김이경(사진) 씨는 지난달 24일 군청공무원으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당초 4월 15일 군청직원과의 피해조사에서 반파로 결정됐던 자신의 피해주택이 이웃의 이의제기로 인해 소파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김 씨에 따르면 산불 직후인 4월 6일, 담당공무원이 현장조사를 통해 주택의 피해정도를 확인한 후 반파로 조사를 마무리했다.
그에 따라 국회연수원에서 생활하며 조립식주택 입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난달 24일 군의 변경통보를 받은 것이다. 반파에서 소파로 변경될 경우 보급됐던 성품과 국민성금으로 받은 지원금 중 일부를 반납해야되며 조립식 주택 입주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현재 인흥 3리 김 씨의 주택은 산불로 창문이 깨져 있고 현관 입구가 녹아내려 현 상태로는 거주가 불가능하다.
담당공무원은 “김 씨의 주택은 이웃의 이의제기가 있어 전문 건축사와 동행해 심의한 결과 소파로 조정된 것”이라며 “행정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피해 지원금을 반납하는 게 억울한 것이 아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소파로 결정됐다면 집을 수리하든 이사를 가든 다른 방법을 고민했을 것이다. 담당자가 반파로 결정해 놓고 갑자기 변경해 버려 그 피해를 우리가 오롯이 짊어지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소파 이재민은 당장 5월 31일까지 국회연수원에서도 나와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와 같은 피해를 당한 인흥3리 권혁준(64) 씨는 “나는 행정으로부터 변경됐다는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 이웃에게 들어 반파에서 소파로 변경된 것을 알게 됐다”며 “행정의 주먹구구식 일처리로 가뜩이나 힘든 이재민들만 두 번 죽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우지현 기자 orrola@hanmail.net
인흥3리 김이경 씨가 지난 산불로 녹아내린 주택의 파손정도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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