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피서객들로 북적였던 동해안 해수욕장이 지난 18일(양양은 25일) 폐장했다. 올해 첫 야간 개장한 속초해수욕장은 전년보다 피서객이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군은 소폭 증가했고, 양양군은 폐장 전인 지난 21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5%나 감소했다. 강원도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강원 동해안 피서객 수가 2006년 이후 최저치인 1786만여명으로 집계됐다. 태풍 ‘볼라벤’의 영향을 받아 피서객이 적었던 2012년(1925만여명)보다도 적었다.
동해안 대부분 해수욕장의 피서객이 줄어든 반면, 속초해수욕장은 예년보다 많은 피서객이 몰린 것은 도심과 가까운 입지와 속초란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 명성 말고도 피서객 유치를 위한 속초시의 차별화된 정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 시는 올여름 첫 야간개장과 함께 기상악화에 대비한 해수풀장 조성, 주차장 확충, 피서 절정기 비치 페스티벌과 수제맥주축제, 버스킹 음악여행 개최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 밤중에도 백사장과 바다를 환희 밝히는 LED조명등(투광등) 2기를 백사장에 설치해 피서객들이 폭염을 피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음주·흡연, 폭죽놀이 등의 무질서행위와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까지 거뒀다. 인명사고도 제로를 기록했다.
여름철만 되면, 과거 명성만 믿고 매년 하듯이 해수욕장만 열어놓으면 피서객이 알아서 찾아오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새로운 트렌드를 좇는 피서객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 같은 양양지역이라도 낙산해변은 피서객이 급감한 것과 달리 서핑해변의 방문객은 늘어났고, 고성의 송지호오토캠핑장 이용객이 지난해 대비 25% 증가한 것이 그 같은 현실을 잘 말해준다. 강릉지역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바가지요금과 같은 부정적인 문제가 이슈화되면 SNS 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고 즉각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사실도 깊이 인식해야 한다.
해수욕장 폐장 후 동해안 곳곳에서 물놀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강릉시 사천의 한 해수욕장에서는 10대 4명이 깊은 곳에 빠졌다가 1명은 의식을 잃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인명 구조요원들이 철수한 상태라 피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행정에서도 최소한의 대비책을 세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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