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속초산불이 발생한지 5개월이 됐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민족의 대명절이라고 하는 추석이다.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 친지들도 만나고 조상들 차례도 지내게 된다. 산불피해 이재민들은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 걱정이다. 특히, 임시조립주택에서 지내는 일부 이재민들은 당장 추석연휴에 찾아올 가족이나 친척들과 함께 지낼 곳이 마땅치 않아 거처를 따로 구해야 하는 형편이다. 더구나 영세 소상공인들은 힘들게 통과된 정부 추경예산이 아직 지원되지 않아 당장 추석을 어떻게 쇨 지 한숨만 쉬고 있다. 이 때문에 추석 이전에 일부라도 지급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재민들은 산불 보상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쉽사리 끝날 것 같지가 않다. 고성한전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비상대책위는 일찍이 한전과 산불피해 조사를 한국손해사정사회에 의뢰하기로 합의하고 최근 조사를 마쳤지만, 실제 보상에 이르기까지는 여러 과정이 남아 있어 언제 매듭지어질 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이재민과 한전이 피해규모는 물론이고 보상액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불가피하게 소송까지 가야 한다. 그럴 경우 청대산산불 등 지난 사례로 봤을 때 2~3년이 지나야 최종 결론이 날 수 있다. 그동안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두고 갈등을 벌여온 속초고성 산불피해자 대책위원회와 한전은 지난달 19일 한국손해사정사회에서 피해조사를 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대책위 말대로 이제 협약서만 작성했을 뿐, 갈 길이 아득하다.
추석을 앞두고 관계당국과 지역사회에서 산불 이재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펴봐 주길 바란다. 명절 즈음이면 행정도 관심을 쏟고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겠지만, 가능한 한 지원 방안을 찾아 이재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재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조속한 피해보상이다. 한전은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보상협의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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