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해 양돈농가와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데 이어 다음날에 연천의 양돈농장에서도 발병했고, 20일에는 첫 발생지인 파주에서 또다시 2건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긴급방역조치와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까지 파주·연천 발병 농장 등에서 돼지 1만372마리가 살처분 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발생해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를 휩쓸었고, 지난 5월에는 북한의 자강도에서도 발병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바로 고성군 등 접경지역 10개 시·군을 아프리카돼지열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차단방역에 나섰다. 그런데도 파주에서 첫 발병하며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농식품부는 발병 후 즉시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전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가, 일부 발병지역을 빼고 지난 19일 해제했다.
고성군과 양양군도 방역에 전력을 쏟고 있다. 고성은 11곳의 양돈농가에서 총 6870여마리, 양양은 12개 농가에서 2만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고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확산될 경우 재난 수준의 피해를 입게 된다. 양양지역은 지난 2011년 1월 손양면 삽존리 양돈단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관내 전체 돼지의 78%에 달하는 2만1천여마리가 살처분되면서 사실상 양돈기반이 무너진 뼈아픈 경험이 있다. 관계기관이나 양돈농가, 관련시설에서 차단방역과 행동요령을 철저히 준수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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