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전국적으로 1,500만명에 이르면서 속초지역에서도 반려동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속초시청 홈페이지에는 ‘공원시설에서 반려동물들의 배변 행위’에 대한 불만의 글과 ‘등산로의 큰 개 출입을 단속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반면, 한 민원인은 빈려동물의 놀이 공간 조성을 건의했다.
최근 A(55) 씨는 청호동 해안도로 일대에서 언짢은 경험을 했다. 새벽 시간 인도와 자전거도로 겸용인 보도를 걷던 중 앞에서 견주와 가던 큰 개가 갑작스레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견주가 목줄을 잡고 있어서 물리진 않았지만, 보도의 폭이 좁아 만약 목줄이 느슨했다면 개물림 사고를 당할 뻔 했다.
얼마 전에는 청호동 백사장에서 목줄을 착용하지 않고 견주와 산책하던 큰 개가 지나가던 낚시객에게 달려드는 위험스런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다.
이 일은 있은 후 A 씨는 웬만하면 청호동 해안도로 쪽으로의 운동을 자제하고 있다.
이 지역 마을주민 B(43) 씨 또한 반려견들로 인해 불편하다고 했다.
B 씨는 “속초해수욕장을 산책하다 보면 목줄을 하지 않고 산책을 나오는 견주들을 간혹 볼 수 있는데 그 때마다 반려견들이 나에게 달려들지 않을까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속초시청 홈페이지에는 반려견들과 관련된 다양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민원인은 “엑스포 잔디밭에서 애완동물들이 간혹 소변을 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잔디밭에서 앉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분도 있어 애완동물 통제 표지판이라도 설치해 달라”고 건의했다.
시는 이 같은 글이 올라온 직후 바로 엑스포 잔디광장에 ‘애완동물 출입금지’ 안내표지판 6개를 설치했다.
또 다른 민원인은 “청대산 등산로에 큰 개를 목줄을 착용하지 않고 데리고 오는 사람이 있어 위험하다”며 “반려견을 데리고 올 수 없다는 단속 팻말이나 안내판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이웃집 마당에서 개를 키우는데 새벽 시간에 시도 때도 없이 시끄럽게 짖어 주위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심각하다”는 불만의 글도 올라왔다.
반면, 한 민원인은 “영랑호와 청초호유원지 등에서 목줄을 하지 않고 반려동물과 산책을 하면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고, 목줄을 하면 반려동물이 불편해 하는 것 같아 어려움이 많다”며 “애완동물 공원시설 조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속초시는 “청대로 등산로의 경우 애완견 출입을 막을 수 없지만 목줄을 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 부과 등을 통해 안전한 등산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애완동물 공원시설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장사동 영랑호산책로에 반려견 놀이터를 운영 중”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생활불편을 호소하는 민원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민원이 들어오면 그 때마다 현장에 나가 지도 및 계도를 펼치고 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속초시가 최근 개방한 엑스포 잔디광장의 반견동물 출입에 불만을 나타내는 민원이 있자, ‘애완동물 출입금지’ 안내표지판을 설치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