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 찬·반 의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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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 기본계획용역 주민설명회…3개 안 제시 / “관광명소로 개발 필요”…“자연생태계 죽이는 행위”

등록날짜 [ 2019년10월21일 09시25분 ]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과 관련해 지난 17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찬성 측 주민들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대 측 주민들 간의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찬성 측은 “남부권에 비해 침체된 북부권을 위해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인 반면, 반대 측은 “생태환경을 고려해 개발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맞섰다.
속초시는 이날 오후 1시 속초문화회관 소강당에서 김철수 시장과 최종현 시의장, 지역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 기본계획용역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장은 생태탐방로 조성과 관련해 뜨거운 지역 반응을 보여주듯 시작 전부터 찬·반 주민들로 가득 메워졌다.
김철수 시장은 인사말에서 “주민들이 북부권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해 생태탐방로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오늘 설명회장에서 논의되는 주민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수렴해 시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시책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용역업체는 범바위 인근 모래턱과 건너편 화랑도체험장을 연결하는 교량(목교) 조성 방안으로 모두 3가지 안을 제시했다.
먼저 철새 서식지에서 210m(1안)와 120m(2안) 떨어진 지점에서 교량을 설치하는 1안과 2안에 대해서는 철새 서식지와 최대한 떨어져서 철새 보호가 가능하고 영랑호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공사비가 많이 들고 수심이 깊어 시공상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모래턱에서 바로 건너편 화랑체험장으로 연결하는 교량(3안) 설치에 대해서는 가장 길이가 짧아 공사비가 저렴하나 철새 서식지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철새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용역업체는 이어 연결교량 형식과 관련해 테크로드 방식이 가장 비용이 저렴하고 환경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경동대 최철재 교수는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계획에 찬성한다”며 “전 세계인의 관광명소가 된 스위스 루체른의 카펠교처럼 생태탐방로가 환경과 생태가 조화된 콘텐츠로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고성의 광포호가 제대로 관리가 안 되다 보니 지금은 동네 저수지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지금부터라도 속초시가 영랑호를 제대로 개발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김안나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용역기간이 짧아 철새 서식지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영랑호를 산책하는 많은 시민들이 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경단체 회원은 “속초시가 추진하는 영랑호 개발계획은 수 천년을 이어온 영랑호의 자연생태계를 죽이는 행위”라며 “지역사회는 자연 생태계를 죽이는 계획을 호응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