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 양미리 조업 어민들이 조업 초기 사상 유례없는 풍어에 함박웃음을 지으면서도 어가가 크게 내려가자 조업경비를 맞추기도 빠듯하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속초수협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양미리 조업 이후 5척의 어선이 지난 1일까지 잡은 양미리 어획량은 186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9톤보다 67톤(56.3%) 증가했다.
지난 16일 첫 조업 이후 보름 정도의 어획량이 이미 지난 2017년 전체 어획량 171톤을 넘어설 정도로 조업 초기 풍어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두 455톤의 양미리가 잡혔다.
지난 5일 오전 동명항 양미리작업장에서 만난 수협 직원과 어민들은 “조업 초기에 이렇게 많은 양미리가 잡힌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양미리는 보통 산란을 위해 물에 떠다니는 것을 잡는 뜬그물 작업 때인 11월 말~12월 초순에 많이 잡히는데 조업 초기에 이렇게 많이 잡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어민들은 이 같은 풍어를 반기면서도 곤두박질치는 어가에 당황해 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어민들은 “조업에 나설수록 출어경비를 맞추기가 빠듯하다”며 “실속 없는 풍어”라고 푸념했다.
실제로 5일 첫 위판에서는 146통(통당 60kg)을 통당 9만3,600원~15만원에 위판했다. 조업 첫날인 지난달 16일 13만6,000원~15만원과 비교하면, 최저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수협 직원은 “지금은 통당 8만~9만원대에 위판된다”며 “어획량이 늘면서 위판가격이 많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해금호 선주 A 씨는 “솔직히 고기가 많이 잡혀 좋지만 반대로 어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어 고민”이라며 “바다에 버릴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위판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 했다.
A 씨는 “양미리를 그물에서 떼어내는 여성 인력들의 하루 인건비가 200만원이 넘는데 요즘 통당 8만원도 안 되는 날도 있어 인건비를 맞추기도 빠듯하다”며 “위판가격이 10만원 이상은 돼야 어느 정도 출어경비를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해결책으로 출어 일수 및 척당 그물작업량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일호 선주 B 씨도 “어가가 10만원은 넘어가야 하는데 그 이하로 떨어지니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크게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한마디로 ‘풍어 속의 빈곤’이다”고 씁쓸해 했다.
이와 관련 속초수협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기가 너무 많이 잡히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어민들 스스로 그물작업량 조정 등의 자구책 마련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양미리가 조업 초기 풍어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어가 하락에 어민들이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양미리 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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