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구룡령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지월당 박황재형 작가가 오는 24일 양양을 시작으로 3개월 동안 전국 각지에서 ‘나무글씨새김전’을 연다.
박황재형 작가는 그동안 자신의 서체인 지월체로 제작한 서각 작품 40여점을 양양읍 길봉포차에서 2주 동안 전시한 후 속초 보광사문화원, 강릉 교동택지 신리면옥 등지에서도 선보이고 내년 1월 한 달 동안은 서울 삼청동 라플란드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그는 “이번 전시회는 규모가 갖춰진 미술갤러리에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우연히 그곳에 들렀는데, 작품이 있어 보게 됐다는 느낌으로 구상하게 됐다”고 전국 순회 전시회의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채현선 소설가는 이번 서각전의 도록에 실린 ‘칼끝의 풍경이여, 일어서라’는 글을 통해 “화백이 소소하고 맑게 시간을 건네며 풀어낸 작품은 단순한 작품이 아니라, 한 예술가가 얻은 생의 체로금풍”이라고 평했다.
한상호 시인은 ‘붓은 춤을 추고, 끌은 가슴을 후빈다’는 글에서 “신속하고 편리함을 위해 요즘 사람들은 굽은 것들을 죄다 펴 바루고 있지만 지월당은 굽은 것이야말로 완벽한 것이라는 진리를 끄집어내 우리를 생각에 빠뜨린다”며 “문자인 듯, 그림인 듯, 이야기인 듯, 그의 붓은 춤을 추고 끌은 가슴을 후빈다”고 했다.
내년 1월 한 달 동안의 서울 전시회를 마치면, 그 후에는 성남 창생재미를 비롯해 춘천, 전주, 통영, 제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지월체로 불리는 박황재형 작가의 글씨체는 전서와 초서를 융합한 독특한 필체와 묵의 무한한 상상력을 가미한 창의성 높은 서체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으며, 높은 작품성에 더해 단순명료한 대중성까지 가미돼 고유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박황재형 작가가 전시회를 위해 체로금풍에서 준비한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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