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발을 씻겨드리며 제 마음도 깨끗해졌습니다.”
속초보호관찰소(소장 최승학)가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통해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주고 있다.
사회봉사명령제도는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된 사람에 대해 일정기간 무상으로 사회에 유익한 근로를 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매년 200여명의 사회봉사명령 대상자가 투입돼 지역사회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회봉사명령제도는 일반 주민들이 직접 신청하는 국민공모제를 통한 봉사활동, 영세농가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농촌일손돕기, 사회복지시설 봉사 등 다양한 봉사로 이행된다.
지난 10월 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선고받은 정모씨(51세, 남)는 보호관찰소에 신고를 하면서 생업이 있는데, 어떻게 매일 봉사를 하느냐며 불평을 했다. 이에 담당자는 사회봉사 착수시기 조정, 분할집행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속초보호관찰소는 사회봉사 협력기관인 속초지역의 한 노인복지센터로부터 뜻밖의 편지를 전달받았다. 정모씨가 매일 30분 일찍 출근해 환한 웃음으로 직원과 인사하고 자신의 특기를 살려 시설의 안전점검 및 설비 수리 등을 성실히 하고 쉬는 시간도 없이 어르신들을 수발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봉사기간이 끝난 후에도 물티슈와 화장지 등 100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지원하고 수시로 전화해 지속적으로 후원의사를 밝히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며 정모씨와 보호관찰소에 감사하다고 했다.
A(17) 군은 중학교 시절부터 어머니의 가출과 아버지의 지병 등으로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생활해오다 좌절감과 반발심으로 폭행과 갈취를 해 지난 9월 보호관찰처분을 받았다. 다른 지역에 살던 A군은 이후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기 위해 속초로 이사를 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재는 학교생활을 성실하게 하고 보호관찰관의 지도 감독에도 잘 따르고 있다.
이에 속초보호관찰소는 A군의 경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천사기금을 신청했으며, 지난달 1일 기금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보호관찰소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경 A군을 만나 겨울의복, 신발, 식료품을 함께 구입했는데, A군이 처음에는 어떤 게 필요한지 얘기를 못하고 주저했는데, 물건을 함께 구입하면서 표정이 매우 밝아지고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A군이 마지막에는 관계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의 신발을 구입하자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고, A군 아버지가 마중 나와 매우 고마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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