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 없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반찬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젓갈이란 답을 내놓을 것이다.
젓갈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산발효식품이며, 어패류의 육, 내장 및 생식소 등에 비교적 다량의 식염을 가해 자가소화효소 및 미생물의 분해작용에 의해 알맞게 숙성되는 원리를 이용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에 면하고 연해에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므로 어패류의 자원이 풍부하고 다양하며 젓갈의 원료가 풍부해 이를 장기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젓갈로 발전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기록상의 최초 젓갈은 기원전 3-5세기경의 중국문헌에서 발견되나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사기>에 신라 신문왕이 왕비를 맞는 폐백음식에 ‘해’(지금의 젓갈)가 등장하며, 고려시대에 이르러서는 일상 먹는 반찬이었다. 이후 젓갈류는 가정단위로 제조돼 요리수준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최근 과다한 나트륨이 건강을 해친다는 보고와 함께 짠 음식이 식탁에서 치워지기 시작하면서 젓갈 시장은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고성 젓갈업체 중 유일한 HACCP 업체 = ㈜선해식품 명란시대는 이런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짜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한 백명란을 개발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선해식품 엄종철 대표(51, 사진)는 2014년 선해수산이란 이름으로 속초에서 젓갈 공장을 운영하다, 기업이 커지면서 1년 전 고성 해양심층수단지 내로 업체를 이전했다.
엄 대표의 업체가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것은, 시장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젓갈류가 아닌 미식가들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는 고품질의 젓갈을 꾸준히 연구 개발한 결과다.
선해식품의 주력 상품인 백명란은 자체로 먹어도 되지만, 명란 파스타, 명란 달걀찜, 명란 바케트 등 수 많은 요리에 곁들여지면서 새로운 요리로 탈바꿈돼, 양념 된 젓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가진 고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었다.
고성의 젓갈 업체에선 유일하게 HACCP을 취득한 선해식품의 명란시대는 고품질의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보통 젓갈은 육동과 선동으로 구분되는데, 엄 대표는 냉동된 명태를 들여와 해동시켜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선동방식으로 바로 잡은 싱싱한 명태를 배에서 바로 할복해 명랑을 채취하는 방식으로 가공 공정을 줄이고, 신선도는 물론 질감이 부드럽고 풍미가 깊은 명란을 생산해 내고 있다.
■염도 4%로 낮춰…젓갈 세계화 노력 = 특히 고성 해양심층수단지 내에 입점하면서, 명란의 세척과 염장에 해양심층수를 이용하면서 보존력과 미생물제어에 큰 효과를 얻었다.
젓갈의 맛을 좌우하는 염장법에서도 젓갈의 염도를 4%대로 낮춰, 짠 음식을 꺼려하는 사람들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선동명란, 무색소, 무합성보존료, 낮은 염도, 첨가물 최소화, 전통방식의 염장법, 저온숙성의 숙성법을 이용해 주문 즉식 가공을 하는 방식으로 젓갈의 명품화를 추구하고 있는 염 대표는 온라인을 통한 직거래는 물론, 식품 유통업체 납품, 홈쇼핑까지 겨냥한 판매전략을 세워 올해만 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내년에는 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엄 대표의 꿈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현재 청주명란, 칡명란, 꿀명란까지 국내는 물론 외국인의 입맛까지 고려한 제품들을 연구·개발 중이며, 염도 2%대 명란 가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염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음식인 젓갈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젓갈을 만들어 건강한 밥상을 책임지는 선도기업이 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nurugo@hanmail.net
㈜선해식품 엄종철 대표가 업체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젓갈류를 소개하고 있다.
㈜선해식품 명란 시대의 주력 상품인 백명란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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