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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자존감(自尊感 self-esteem)
등록날짜 [ 2020년02월03일 10시05분 ]
 성장기 청소년의 심리치료나 상담과정에는 마음의 상처 즉 트라우마(trauma)를 꺼내놓고 치유하는 과정이 포함되는데 이런 경우 대개는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들이 주류를 이룬다. 가슴 아픈 사연도 있지만 때로는 상처를 준 부모가 듣는다면 억울하고 서운해 할 사연도 많이 나온다. 어떤 내담자(client)는 장난감이 갖고 싶었는데 부모가 사주지 않아서 큰 상처를 받았노라고 펑펑 우는 일도 있었다.
애초에 심리학은 인간의 병리적인 측면 즉 정신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달했는데 어린 시절의 상처·상실·학대·강박·중독 등을 주로 연구했다. 그러다 보니 인간은 약한 존재라서 마음의 상처를 주면 안 되고 상처받으면 치료해야 하고 치료받지 않으면 병리적인 현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과학적인 가정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간은 고통을 견디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는 역설적인 존재로 보고, 인간의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는 연구들이 많다. 정서적 학대, 물리적 학대, 성적폭력 등은 분명히 심각한 상처이며 있어서는 안 되지만 발생했다면 치료를 잘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보통의 가정에서 성장하면서 겪는 정도의 작은 상처는 인생의 과정에서 필요한 상처일 수도 있다.
정신의학자 아들러(Adler)는 낮은 자존감(自尊感)이 열등감(劣等感 feeling of inferiority)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들의 강점과 재능을 발달시키기 위해 분투하게 한다는 이론을 펼쳤다. 성장하는 동안 필요한 좌절을 겪지 않는다면 조금만 힘든 일을 만나도 쉽게 포기하고 머뭇거리게 되며 위기상황이 되면 극복해나갈 생각보다 포기할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장기의 상처가 역설적으로 긴 인생길에서는 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긍정심리학의 전제이다.
부부간에 사소한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사려 깊은 부모는 아이들이 상처받을까 봐 방문을 걸어 잠그고 아이들 몰래 부부싸움을 한다. 연극이 아니고서야 부부가 어떻게 싸우지 않고 살 수 있겠는가. 상담전문가들은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부부싸움을 했다면, 그 후 부부가 서로 화해하고 사과하는 모습도 아이에게 보여주면 된다고 한다. 아이는 부부라도 의견이 다르면 저렇게 싸우며 저렇게 화해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존감(self-esteem)은 자기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자아존중감’을 간단히 이르는 말로 어린 시절의 가족관계가 자존감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장기 아이들의 자존감은 높여 줘야 한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지금 우리사회는  성장기 아이들의 자존감은 양적으로 과잉현상을 보이고 있다. 먹고살기 힘든 시절의 부모는 경제활동에만 전념해 아이들의 심리적 안녕에 대해서 무감각했지만, 국민소득이 향상된 지금은 대부분의 가정이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아이 한 명 또는 두 명에게 집중되어 있어 대부분의 아이는 넘치는 사랑과 과잉보호를 받고 자란다.
현대사회는 자존감이 낮아서 문제가 되기보다 자존감 과잉으로 인한 각종문제들이 많이 발생한다. 높은 자존감으로 성장한 사람은 주변인들에게 공격적이고 지배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자기중심으로 모든 사물을 판단하므로 사이코패스(psychopath)경향의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우리사회는 이제 성장기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과 관심의 질적인 측면을 고민해볼 때가 되었으며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의 양을 적당하게 조절하는 지혜를 필요로 한다. 아름다운 삶과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자존감을 무작정 높이는 것보다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는 자존감 과잉을 경계하고 올바른 인성교육을 해야 할 때다.
최영걸
속초시사회복지협의회 명예회장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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