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고성·속초 산불이 발생한지 1년이 됐다. 산불이 나고 그 참혹했던 봄을 다시 맞았지만, 산불의 흔적은 여전하다. 지난해 산불로 고성과 속초에서 가옥 573동과 산림 1,257ha가 피해를 입었고, 1,36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중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 고성지역에서만 전체 피해액 2,071억원 중 821억원을 기록했다.
산불 발생 1년이 지나고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486동의 주택이 피해를 입은 고성은 주택 복구 대상 가구 중 80% 가까이가 여전히 임시 거처에서 지내고 있다. 산림도 전체 피해 면적 929.92ha 중 335ha만 벌채가 이뤄졌다. 보상 문제로 벌채에 동의하지 않은 사유지가 많아서이다.
피해보상이 언제 해결될지도 요원하다. 한전과 이재민 간 합의만이 아니라 이재민 간에도 서로 의견이 달라 피해배상에 대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쟁점은 손해사정 금액의 피해배상 요율도 있지만, 특히 정부의 구상권 청구가 문제다. 정부가 한전에 구상권을 행사하면 실제 피해주민이 받는 지급금 규모가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일 토성면 용촌1리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산불비대위원들에게 구상권 문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현재로서는 구상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배상 합의가 이뤄질 수 없고, 피해복구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 규정상 무조건 원칙을 어길 수는 없겠지만, 피해주민들이 우려하는 전체적인 보상금 감소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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