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철거되니 이번엔 소음·분진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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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동지역 주민들, 아파트공사·건물 철거로 불편 호소/현수막 내걸고 대책위 구성…시 “주민 피해 최소화”

등록날짜 [ 2020년06월01일 11시05분 ]

얼마 전까지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대형건축물 사업부지 내에 방치되고 있던 빈집들로 골머리를 앓았던 속초 동명동 지역이 최근에는 건축공사에 따른 소음·분진 등으로 주민들이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급기야 이곳의 한 사업장에는 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리는가 하면, 또 다른 사업장에서는 인근 주민들이 아파트 건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대형건축물 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전 동명동 수복탑 회전교차로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 3개동 지상 41~43층, 454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사업부지에는 이날 기초파일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현장 뒤로는 ‘일조권·조망권을 침해하는 아파트 건설을 중단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공사현장 주변에서는 이날 파일항타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듯한 ‘웅웅’하는 소리를 간헐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한 주민은 “한동안은 장기간 방치된 빈집들로 불안했는데 지금은 공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등으로 또 다른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곳은 동명동주민센터의 지난해 4월 조사에서 27채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은 보상작업을 마친 이주가옥들이 장기간 빈집으로 방치되면서 노숙자들이 기거하고 화재 및 범죄 발생에 노출되면서 불안해했었다. 지금은 빈집이 모두 철거된 상태다.
이곳 아파트는 오는 2023년 5월 준공예정이다.
동명동 우렁골 마을도 최근 사업부지 내 빈집과 잔재물 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등으로 인근 주민들이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동명동주민센터의 지난해 4월 조사에서 15채의 빈집이 있었다.
8개동 지상 29층, 568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서는 이곳도 이날 대부분의 빈집과 철거 주택 잔재물 등이 말끔히 치워진 상태였다. 반면 사업부지 바깥의 일부 가옥은 여전히 빈집으로 방치돼 있어 정비가 시급해 보였다.
인근 주민들은 기존 주택 철거작업이 진행되면서 소음·분진 발생에 따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15일 ‘우렁골 롯데캐슬 공사 관련 주민대책위원회’를 발족했으며, 동명동 10통과 11통 등 100여 가구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휘승 비대위원장은 “사업부지 내 기존 주택 철거과정에서 소음과 분진피해가 발생한 데다, 문제는 앞으로 아파트 건축과정에서 공사현장 인근 주택의 지반 침하 및 균열, 일조권 피해 등이 우려된다”며 “하지만 공사 관련 업체는 ‘법적으로 하자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앞으로 속초시와 공사 관련 업체가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실력 행사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이 아파트는 조만간 건축공사에 들어가 오는 2023년 완공 예정이다.
노숙자들의 잠자리로 이용돼 시가 골머리를 앓았던 수복탑 회전교차로 인근 옛 삼각세차장 건물과 1개동 지상 20층 규모의 생활숙박시설이 들어서는 동명동 369-9번지 일대에도 최근 빈집 등의 철거작업이 진행됐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우렁골 아파트 건축공사의 경우 시에 아파트 건립사업 착공계가 접수되면 주민설명회를 갖도록 하겠다”며 “공사과정에서 환경·교통 등의 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래도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