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즐겁고 배가 부르면 경주 최 부자가 부럽지 않다’는 옛말이 있듯이, 막국수 한 그릇을 맛있게 잡수시고 배가 불러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행복한 어르신들 50여명은 매일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단다.
1년 전부터 속초시와 속초종합사회복지관에서 함께 바우처사업으로 운영해오는 ‘노인맞춤형(수중)운동처방서비스’로 불편했던 몸이 많이 건강해진 것도 즐거운데, 이렇게 입까지 즐겁게 막국수를 먹을 수 있게 해주니 어떻게 감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노학동에서 ‘황태와 막국수’라는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유상혁 대표는 평소에도 속초종합사회복지관(관장 성연)에 손수 순두부를 만들어주는 봉사를 하는데, 본인이 가진 재능으로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주변에 소외된 이웃이나 어르신에게 막국수 한 그릇이라도 대접하고 싶다는 성연 관장님의 뜻을 전해 듣고 노인맞춤형운동처방서비스 회원 어르신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유상혁 사장 내외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별 것 아닌 것을 대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큰 행복을 맛보게 해주신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계속 아쿠아(수중)운동을 열심히 했던 어르신들은 모두들 건강이 좋아졌고 몸이 훨씬 가벼워진 것 같다고 한다. 처음에는 너무 뚱뚱해서 맞는 수영복이 없을 것 같다던 엄정연(70) 씨는 체중은 줄지 않았는데 배가 많이 들어간 것 같고 몸을 움직이는 게 가벼워졌다고 한다.
약하게 뇌혈관이 막혔다고 행여 밖에 나가서 쓰러질까 걱정돼 집에서 혼자 꼼짝 않고 있던 김봉선(73)씨도 주변의 권유로 아쿠아 운동에 참가하게 됐는데, 부영아파트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파인리조트 수영장까지 오면서 시내를 한 바퀴 돌아 사람들도 만나게 되니 혼자 있을 때 느꼈던 우울증도 없어진 것 같고, 건강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자녀들이 더 고마워한다.
그런데 이러한 혜택을 1년 밖에 받을 수 없다니 어떻게 해야 좋을지 걱정이란다.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아야 하고, 예산 문제 때문에 속초시에서도 어쩔 수 없지만 정말 안타깝다.
오늘 이렇게도 행복해하는 저 어르신들의 행복한 얼굴들을 오래도록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미자 은빛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황태와 막국수에서 ‘노인맞춤형(수중)운동처방서비스’ 회원들이 막국수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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