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유출됐던 설악산 신흥사의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다.
(사)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이사장 이상래, 이하 위원회)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과 영산회상도를 현재 보관하고 있는 미국 LA카운티박물관(LACMA)은 지난 16일 신흥사 성보 반환과 양 기관의 우호 협력 및 교류를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조계종과 LA카운티박물관은 한국 전쟁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54년 유출된 ‘영산회상도’ 1점과 ‘시왕도’ 3점을 원 소장처인 신흥사에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붓다가 영축산에서 ‘묘법연화경’을 설한 법회를 그린 불화로, 강원도에서 현존하는 후불화 가운데 가장 시기가 이를 뿐만 아니라 불화의 규모와 화격 면에서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왕도’는 명부에서 죽은 자의 죄업을 심판하는 10명의 대왕을 그려 명부전에 모셨던 불화다.
이번에 신흥사로 돌아오는 ‘영산회상도’는 여섯 조각으로 나뉘어져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미국으로 유출됐으며, 개인이 보관해 오던 것을 1998년 LA카운티박물관이 구입했다. 이후 LA카운티박물관은 여섯 조각으로 나뉘어진 불화를 2010년~2011년 국내 보존처리 전문가 등을 불러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위원회는 LA카운티박물관의 한국 불교문화에 대한 애정과 보존 노력이 없었으면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지금까지 온전하게 보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위원회는 ‘영산회상도’와 ‘시왕도’의 반환은 다음 달 중에 이뤄지고, 이를 기념해 8월에 조계종에서 환수 고불식이 봉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9월에는 신흥사 극락보전에서 ‘영산회상도’와 ‘시왕도’의 반환을 기념하고 한국전쟁 당시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국군과 미군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수륙제를 봉행할 예정이다.
이후 ‘영산회상도’ 등은 신흥사 유물전시관에서 전시되다 LA카운티박물관과의 반환 협약 조건에 따라 신흥사가 향후 108법당이나 새로운 전각 등을 건립해 영구 전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된다.
이상래 이사장은 “이번 ‘영산회상도’ 등의 반환은 종교단체,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가 이뤄낸 유출 문화재 환수의 우수사례”라며 “환수 문화재가 빠른 시일 내에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시왕도’ 4점의 조속한 환수에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유출됐던 설악산 신흥사의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