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6.25 동족상잔의 비극이 올해로 7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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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20년07월13일 11시57분 ]

우리 민족사에서 일찍이 없었던 6.25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 난지 올해로 70년이 됐다. 지난 70년 동안 우리 민족은 너무도 깊은 좌절과 고통 속에서 통한의 세월을 살아왔다. 남과 북이 155마일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대립과 긴장 속에 가슴 졸여온 세월이었다. 고향을 떠나온 이산가족들이 부모 형제를 그리워하며 고향 가는 차표 한 장을 사기 위해 70년을 기다려 온 단장의 세월이기도 하다.
22만㎢의 좁은 강토에서 벌어진 3년 1개월 동안의 6.25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너무나 깊은 상처와 손실을 안겨주었다. 6.25전쟁 사료에 따르면 우리 국군 15만2천여명이 전사했고 한국군과 유엔군 4만명이 포로가 됐거나 실종됐다. 우리 국민 37만여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20만명의 전쟁 미망인과 100만명의 전쟁고아가 발생했다. 남한의 경우 건물 피해 66만여 채에 피해액만 23억 달러에 이른다.
6.25전쟁은 장구한 민족의 정통성을 무너뜨리고 심각한 불신을 야기해 민족의 이질화를 심화시켰으며 남북 간 커다란 장벽을 만들어 놓은 전쟁이었다. 민족자존에 치욕을 남긴 무모한 전쟁이었다. 6.25 전쟁이 남긴 비극적 상흔들은 7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남과 북이 함께 인식할 시대적 과제는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전쟁을 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만약 앞으로 또다시 6.25와 같은 전쟁을 치른다면 민족 생존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재래식 무기로 싸운 마지막 전쟁으로 비유되는 6.25전쟁의 참혹한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남북의 군사적 파괴력은 6.25와 비교할 때 민족의 파멸은 필연적이라는 것이 지배적 견해다. 이 때문에 민족의 통일은 조금 지연되더라도 무력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이루어야 한다.
세계 역사에서 보면 국란이라는 것은 어느 민족에게나 있을 수 있다. 한민족이 외세에 침략을 당했을 때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은 비록 상처투성이 일지라도 자랑스럽고 영광된 일이다. 그러나 동족끼리의 상잔은 그것을 치러내는 과정에서나 극복한 후에도 회환과 치욕만 남기 마련이다.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처럼 6.25 전쟁이 비록 민족의 수치스러운 역사라고 해도 그 교훈만은 망각해서는 안 된다. 못난 역사라고 해도 소중히 간직해야 하는 이유는 또다시 못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한반도 평화보장을 위해서는 북한의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무엇보다 핵무력을 비롯한 대량 살상무기를 폐기하고 비핵화의 성과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의 틀을 넓혀 신뢰를 구축하는 평화 보장 정책이 필수 과제다. 최근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반민족적, 반평화적 대남 전략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이며 자가당착의 모순이다. 더욱이 북한이 모든 군사적 위협을 동원하고 있는 현실은 전쟁 도발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6.25의 참뜻을 알고 대비하는 것이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주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평화를 누리려면 6.25전쟁의 교훈을 가슴에 새기며 철저한 안보태세를 갖추고 힘을 길러야 한다.
김정은 정권은 무모한 군사적 패권주의를 포기하고 남북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 평화보장을 통해 민족의 공존 번영과 남북관계 진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적극 동참하기를 촉구한다.
장세호
전 민주평통 강원도(속초시)협의회장·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