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쌍성호(雙成湖, 雙城湖)<1>
마지막으로 쌍성호란 이름은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는데, 중요한 것은 나라에서 편찬한 사서[이하 관서(官書)]에서 ‘쌍성호’라는 이름이 많이 보인다는 것이다.
《신동국여지승람》(관서, 1530년 완성) 권44 양양 산천조에는 “쌍성호(雙成湖) : 관문40리 간성군과의 경계에 있으며, 형세가 영랑호보다 뛰어나며, 옛날 만호영을 두어 선박을 정박하였으나, 현재 폐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지도서》(관서, 1757년 완성) 양양 산천조에는 “쌍성호(雙成湖) : 관문40리 주위가 20리 형세가 영랑호보다 뛰어나며, 옛날 만호영을 두어 선박을 정박하였으나, 현재 폐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청초호’라는 이름을 놔두고 또 ‘쌍성호’라고 이름 지었을까? 두 개의 성(城)이 있었을까? 아니면 두 개의 호수(湖)가 있었을까?
두 개의 성(城)일 가능성
첫 번째로 두 개의 성(城)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선 초기 유명한 문신인 성현(成俔, 1439년∼1504년)의 기록집인《허백당(虛白堂)》에는 청초호를 유람하면서 지은 두 편의 시가 있는데 그중 ‘쌍성호(雙城湖)’란 시이다.
하늘 높이 솟은 설악은 활화가 기괴하여라(雪嶽凌空活畫奇) / 이산은 험준하고 내봉 또한 우뚝하구려(籬山崷崒鼐峯危) / 십 리나 펼쳐진 호수는 평야를 감싸 안았고(湖開十里包平野) / 대숲 어둑한 쌍성은 옛터가 그대로 있네(竹暗雙城有古基) / 속초도는 넓은 바다 가까이 쑥 내밀었고(束草島侵滄海近) / 비선대는 소나무 숲 가지에 가려져 있구나(祕仙臺隱亂松枝) / 춘풍에 채찍 드리고 말 가는 대로 가노라니(春風信馬垂鞭去) / 풀 파랗고 모래 흰 곳에 해가 한창 길구려(草綠沙明日正遲)
‘대숲 어둑한 쌍성은 옛터가 그대로 있네(竹暗雙城有古基)’라는 문장이 있는데, ‘울창한 대나무숲으로 둘러싸인 청초호에는 옛 성터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구나’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되어 있는 동해안 6개의 수군(지금의 해군) 가운데 양양북쪽에 있었던 속초포[사령관 : 수군만호(정4품)-현재의 서기관급]가 그 옛터임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초포 하나로 ‘쌍(雙)’이란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기에는 하나가 부족하다. ‘쌍성(雙城)’의 의미는 말 그대로 두 개의 성(城)이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생각하건대 속초포에 또 하나를 더하자면 지금의 동명동(수복탑앞 대형아파트공사현장)에 있던 고려 예종3년(1113년)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속초리성지(束草里城址)’와 함께 하면 ‘쌍(雙)’이란 의미를 해석할 수 있다. 상공에서 보는 관점이 아니라 땅에서 수평으로 보는 관점을 얘기하는 것을 말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청초호 수로의 너비가 30m이상이지만 일제강점기 개발되기 이전에는 몇 미터 안 되는 좁은 갯가로 호수의 남쪽(조양동쪽)에서 볼 때는 좁은 개울을 통해 동명동 앞바다가 호수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옛 문헌에 지금의 영금정 위치인 비선대를 표기할 때도 ‘청초호 동북쪽’이라고 표시하는데, 수평적 시각에서는 가능하다. 앞서 말했듯이 나라에서 편찬한 관서에서 ‘쌍성호(雙城湖)’라 표기한 이유도 2개의 성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계속>
정상철
속초문화원 부설 속초시향토사연구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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