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현남면 후포매리 일대에서 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고분군에 대한 발굴 작업이 최근 완료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5월 25일부터 현남면 후포매리 일대에서 벌인 고분군 발굴조사를 최근 완료하고 지난 6일 출토유물을 공개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후포매리 고분군은 앞트기식돌방무덤(횡구식석실묘·橫口式石室墓)으로 무덤방은 구릉을 L자 형태로 파고 조성했으며, 규모는 길이 3.3m, 너비 1.86m, 잔존 높이 1.52m로 반지상식(半地上式)이고, 평면은 긴 네모꼴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무덤에서는 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뚜껑과 소형 잔, 금동제 귀걸이, 철도자(작은 칼) 등이 출토됐다. 출토 유물은 도굴 등의 피해로 소량만 확인됐다.
발굴조사기관인 강원고고문화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앞트기식돌방무덤(1호분)은 후포매리 산성 남동쪽 해발 203m의 완만한 비탈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봉분 지름은 10m 정도로 중소형분이며, 봉분의 상부와 동편은 깎여나갔거나 후대의 민묘(民墓) 조성 등으로 멸실된 상태였다. 이 무덤은 추가로 장례를 치르기 위해 출입시설을 만든 매장시설로, 후포매리 고분군은 해발 300m에 자리한 양양 후포매리 산성 주변과 그 남동쪽 능선에 분포하고 있다.
강원고고문화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고분군에서 재갈과 등자 등 마구류가 출토된 것으로 미뤄 신라시대 장수의 무덤으로 추정되지만 더 정확한 것은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포매리 고분군은 6세기 신라시대의 무덤양식으로, 과거 신라의 세력이 하슬라로 불리던 현재의 강릉에서 양양 이북까지로 넓혔다는 것을 증명하는 귀중한 사료로 가치를 더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통일신라 이전의 앞트기식돌방무덤이 영동권 최북단에서 처음으로 실제 확인됐다고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후포매리 고분군 발굴은 신라의 세력이 강릉보다 더 북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로서 과거 지리적 경계지역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사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한 후포매리 고분군의 주변에는 2∼3기의 고분군이 더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청은 앞으로 비지정문화재의 학술조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편, 1942년 조선총독부의 <조선보물고적조사자료>에 후포매리 고분군 주변 산성에 대해 언급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으며, 1977년 <문화유적총람>과 양양군의 <양주지>에 기록됐었고, 1993년 처음 무덤을 실제로 확인한 후 이번에 발굴된 것이다. 양양군도 1994년 강릉대박물관이 발간한 <역사와 문화유적>에서 후포매리 고분군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확인한 바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앞트기식돌방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
양양군 현남면 후포매리에서 최근 발굴을 완료한 앞트기식돌방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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