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난 14일 오후 시청에서 열린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 실시설계용역 중간보고회에서도 지난해 10월 중간보고회 때와 같이 찬성과 반대 측이 ‘개발’과 ‘보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용역업체는 “영랑호 생태관광 관심 증대와 북부권 주민들의 영랑호 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 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총 37억5,000만원을 들여 부교 2개소, 데크로드 665m, 경관조명, 야외학습체험장 등의 설치를 제안했다.
부교 1은 범바위에서 동쪽으로 30~40m 떨어진 현재 파고라 휴게시설이 있는 지점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폭 2.5m, 길이 400m로 연결하고 중간지점에 수변광장을 조성하는 안이다. 수변광장은 이용객들의 휴게 및 동해바다와 설악산 울산바위 등의 경관 조망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용역업체는 범바위 인근에 부교(1구간)를 설치할 경우 철새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금의 위치에 부교를 설치하는 안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교 2는 보광사미니골프장 인근에서 호수 건너편으로 폭 2.4m, 길이 50m 규모로 놓는 안이다. 용역업체는 철새도래지 인접 지역에 조류관찰대 등의 야외학습체험장을 조성하는 안도 제시했다.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찬·반 주민 간의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이열호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자연 석호인 영랑호를 살리기 위해서는 습지 복원과 같이 생태계 서식지 기능 회복을 통한 자연공원 확장 쪽으로 가야 한다. 자연 호수인 영랑호에 부교와 데크로드, 야간조명을 설치하는 것은 자연 석호 살리기와는 너무 배치된다. 이 사업을 멈추고 다시 검토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유혜정 시의원은 “시는 북부권 활성화를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 사업이 영랑·장사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주차장 확보 방안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변면, 김정인 설악환경보전운동본부 회장은 “북부권인 영랑·장사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객의 유치가 절실해 개발이 필요하다. 오늘 보고된 용역 내용 등은 대체적으로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유재복 영랑동주민자치위원장 “고성 광포호의 경우 예전에는 영랑호보다 아름다웠다. 하지만 개발이 안 되고 방치되다 보니 지금은 마을의 저수지로 전락한 상태다. 영랑호 생태탐방로가 조성되면 시민들의 안식처 및 휴식처는 물론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환경단체는 무조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깊이 생각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김철수 시장은 “지난해 기본계획설명회에서 나온 환경단체의 의견을 용역작업에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우리 시 또한 자연 석호인 영랑호의 가치를 잘 안다. 그래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한다. 이번 사업을 무조건 난개발로 보지 말고 합리적인 대안 제시를 바란다. 최종보고회에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계획안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시는 지난 14일 시청에서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사업 실시설계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영랑호 생태탐방로 조성으로 용역업체가 제안한 부교 1구간 조감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