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성읍 어천3리에 귀농해 과수 농원을 운영하는 안재욱(70)·박명자(67) 부부가 이달 초 2,000여개의 복숭아를 간성읍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복숭아는 고성군 읍면별로 배분돼 저소득 독거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구 등 취약계층에 전달됐다.
부부는 올해 복숭아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가 어천3리 이종문 이장의 권유로 기증을 하게 됐다.
“올해는 폭우로 인해 피서객이 적어 복숭아 판매가 더 힘들었어요.”
2013년 고성으로 귀농해 복숭아 농사를 지어온 노부부는 외지인에 대한 텃세가 없는 마을에서 행복한 귀농생활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힘들게 농사지은 농산물의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부는 물량이 적어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으로 가는 게 힘들어 지역에서만 판매해 왔는데 로컬푸드 판매장 출하가 해마다 점점 힘들어졌고 지역 판매는 줄어만 가서 한숨이 깊어졌다.
“복숭아는 오래 보관하는 게 힘들잖아요. 그래서 어서 기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복숭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기부에서 오는 뿌듯함 때문인지 부부의 표정에는 잔잔한 미소가 어려 있었다. 부부는 인터뷰하면서 이 얘기를 꼭 덧붙이고 싶다고 했다.
“제가 기증을 하기도 했지만, 이를 계기로 관내 관공서에서 적지 않은 복숭아를 구매해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부부는 앞으로 복숭아 농사를 줄이고 체리 농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조직된 ‘금강산의 길목, 고성체리연구회’에 참여했다. 농사가 쉽지 않다고 하면서도 지역 농업 발전을 위한 노부부의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광호 기자 campin@hanmail.net
이달 초 지역 주민에게 복숭아를 기증한 안재욱(왼쪽) 씨와 기증을 추천한 어천3리 이종문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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