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역대 가장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해수욕장은 피서객이 크게 감소한 반면, 재래시장은 연일 사람들로 북적여 대조를 보였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로 바다 쪽과 내륙 쪽 관광숙박시설의 희비도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욕장 썰렁…재래시장 북적=지난 11일 오전 외옹치해수욕장. 이날도 어김없이 비가 이어지면서 백사장은 썰렁했다. 이달 들어 7일을 제외하고 10일째 비가 내렸다.
백사장에는 붉은색과 파란색의 파라솔이 설치돼 있었지만 궂은 날씨로 이용객은 전혀 없었다.
피서객이 없다 보니 샤워장 2동은 아예 문이 닫힌 상태였다. 궂은 날씨에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바로 옆 바다향기로 산책로와는 대조를 보였다.
해수욕장에는 비를 피해 임시매장 평상에 앉아 있는 외옹치마을 주민들이 전부였다.
“올여름 장사가 어떠냐”는 질문에 외옹치마을운영협의회 관계자는 “묻지 마라. 머리가 터질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 관계자는 “사람이 와야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 사람을 전혀 볼 수 없으니 난감하다. 해수욕장을 개장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비가 안 내린 날은 딱 3일이다. 이러니 당장 직원들의 인건비를 어떻게 메워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직원들의 인건비를 맞추기 위해서는 2,700여만원이 필요한데 한 달 동안 1,000만원도 못 벌어 난감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반면, 속초관광수산시장은 피서 기간 연일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관광수산시장 대형주차장은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닭전골목은 너무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점포에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한두삼 속초관광수산시장상인회장은 “상인들마다 평가가 다르지만, 대체로 지난해보다 많은 피서객이 시장을 찾은 것 같다”며 “상인들도 피서객 증가에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초시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대형주차장 이용차량은 13만9,400여대로 지난해 12만9,200여대보다 1만200여대 증가했다. 1일 평균 주차대수도 3,400대로 지난해 3,152대보다 248대 늘어났다.
■집중호우 피해에 관광숙박시설 희비 교차=전국적으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로 속초지역 관광숙박시설도 희비가 교차했다. 해변 쪽 관광숙박시설은 ‘문전성시’를 이룬 반면, 내륙 쪽과 설악동 지역 숙박시설은 피서성수기에도 객실가동률이 예년만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영래 설악콘도호텔협의회장(속초시번영회장)은 “긴 장마에도 바닷가 쪽 콘도·호텔 등의 숙박시설은 피서객이 몰리는데, 내륙 쪽 숙박시설은 지난해보다 못한 것 같다”며 “내륙 쪽 숙박시설의 경우 예년 이맘때에는 주중에도 객실가동률이 거의 만실이었는데 올해는 40%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주 회장은 “전국적인 집중호우 피해에도 해변 쪽 숙박시설은 그나마 생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이용하다 보니 피서객이 꾸준히 몰리는 반면, 내륙 쪽 중저가 숙박시설은 서민 계층이 주로 이용해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도 “예년에는 도로변 숙박시설은 지금쯤은 거의 만실이었는데 올해는 3~4개 객실을 채우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해수욕장 피서객은 줄었지만 지난 11일 속초관광수산시장에는 방문객이 몰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