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에는 석호가 둘이 있다. 청초호와 영랑호, 이 두 호수는 이 지역에서 살아 왔고, 살고 있고, 살아 가야할 이들에게는 젓줄이다. 예전에 영랑호를 본 이들이 많은 칭송을 하였고, 호수의 이름도 이곳에 머물렀던 신라의 화랑 영랑의 이름을 기리고자 붙여졌다고 한다.
아주 오래 전에 “치마,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청초호와 영랑호를 건넜다”고 어른들께 들었다. 우리가 자라는 동안 실제 영랑호는 그래 왔다. 몇 해 전 속초시에서 영랑호와 바다 접점을 확장하여 통수되면서 그 장면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쉽다. 파도치면 영랑호수 물이 갇히고 비 많이 와서 호수 수량이 많아지면 바다와 통수되는 호수였다는 사실이다.
일제시대 1930년대에 청초호가 개발되지 않았으면 속초는 시가 될 수 없지 않았을까 한다.
“청초호와 바다가 면한 부분을 확장하여 항구로 개발한 것이 일제시대 후기로 청초호의 개발이 항구로 확장되면서, 1937년 7월 1일 청초호 북쪽의 속초리가 커지면서 면소재지가 대포리에서 속초리로 이전되고, 면의 명칭도 도천면에서 속초면으로 되고, 1942년 10월 1일 속초면이 속초읍으로 승격이 된다.”<자료출처 속초시지 65쪽>
이와 같이 청초호가 항구로 개발되면서 청초호를 중심으로 인근의 발전과 함께 갯배로 연결된 부분의 길이 당초는 7번 국도였다. 6.25전쟁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급증하므로 1963년 1월 1일 읍에서 시로 승격된 것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속초시다.
청초호가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항구의 역할을 해 주었다면, 영랑호는 전쟁으로 피폐된 우리들의 정신을 정화시켜준 마음의 고향이라 할 수 있다. 하루 종일 통통대는 어선들의 시끄러운 청초호가 삶의 전쟁터였다면, 영랑호는 우리들 마음의 고향이던 것이다. 삶의 물질적인 청초호가 있다면, 삶의 정신적인 영랑호가 있다. 6.25 전쟁으로 북에 고향을 두고 피난을 내려온 이들에게는 고향이 그리워도 못가는 신세의 한 많은 타향살이를 소리쳐 울분을 토하여도 언제나 보듬어 준 것이 영랑호다.
우리 고장의 물질과 정신의 세계를 보듬어 준 그런 청초호와 영랑호다. 이미 청초호는 개발로 우리의 물질세계에 줄 만큼 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적인 지주인 영랑호를 마구 흔들어서는 안 되지 싶다. 그 누구도 영랑호를 함부로 대하여서도 안 되는 것이다. 영랑호는 어느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살아 있는 동안 잘 간직하고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주어야 할 의무와 권리가 우리에게는 있는 것이다.
자연의 이용은 삶에 있어서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하는 것이 도리이다. 그 최소화를 위하여 나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영랑호반 길이가 멀어서 시간이 없다고 한다면 길의 단축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영랑호 동편에서 보았을 때 호수를 절반 가르지 않는 범위가 되어야 하므로 사진에서 보여주듯이 호수의 오목한 부분에 직선으로 다리를 놓는 방법은 어떠한지 제안해 본다.
속초시가 적자재정으로 허덕이던 때가 몇 해 전이여서 흑자예산으로 하고자 애쓴 적도 있는데, 요즘은 예산이 충분해서 예산을 쓸 데가 없어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인간의 불편을 최소한으로 해소하는데 그쳐야 한다고 생각하여 제안해 보는 것이다. 영랑호수를 본래대로 두면 더 좋은 것이지만….
이춘복
우리 지역의 바른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
설악신문사 이사
사진에서 보여주듯이 호수의 오목한 부분(하얀표시 부분)에 직선으로 다리를 놓는 방법은 어떠한지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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