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무단반출됐던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66년만에 지난 28일 원소장처인 신흥사에 돌아왔다.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지난 28일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불교중앙박물관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2시 신흥사 일주문에 도착했다.
66년만에 신흥사 일주문에 도착한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청동대불, 금강교, 사천왕문, 보제루 등을 거쳐 극락보전에 이운됐다. 이날 목탁과 요령을 든 의식하는 스님 2명이 선두에 서고 영산회상도 이운에는 신흥사 대중스님 8명이, 시왕도 이운에는 속초시문화재제자리찾기위원회 4명, 포교사 4명이 참여했다.
신흥사는 영산회상도를 원소장처인 극락보전 불단 위에 올려놓고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환수를 축하했다. 또 남북통일과 코로나19 조기 종식, 속초시 발전 등을 발원했다. 신흥사는 시왕도를 원소장처인 명부전으로 이운하고 간단한 환영의식을 진행했다.
환영의식을 마친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이날 신흥사 유물전시관에 소장됐다.
신흥사는 오는 9월 20일 오전 11시 경내 극락보전에서 영산회상도와 시왕도의 환수를 환영하는 환영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환영법회는 오전 9시 천도의식에 이어 사부대중이 참여한 가운데 거행할 예정이다.
신흥사는 향후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를 주요 전각에 봉안해 불자들의 신심 증장을 위한 예경의 대상이 되도록 할 예정이며, 훼손이 심한 시왕도 3점은 문화재 보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에 신흥사로 돌아온 영산회상도는 여섯 조각으로 나뉘어져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미국으로 유출됐으며, 개인이 보관하던 것을 1998년 LA카운티박물관이 보관했다. 이후 LA카운티박물관은 여섯 조각으로 나뉘어진 불화를 2010년~2011년 국내 보존 전문 처리가 등을 불러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했다.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붓다가 영축산에서 ‘묘법연화경’을 설한 법화를 그린 불화로, 강원도에 현존하는 후불화 가운데 가장 시기가 이를 뿐만 아니라, 불화의 규모와 화격 면에서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왕도는 명부에서 죽은 자의 죄업을 심판하는 10명의 대왕을 그려 명부전에 모셨던 불화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설악산 신흥사 영산회상도와 시왕도가 한국전쟁 직후 미군에 의해 무단 반출된 지 66년 만에 지난 28일 원소장처인 신흥사에 돌아왔다. 영산회상도와 시왕도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내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신흥사로 이운됐다. 신흥사는 극락보전에서 반야심경을 봉독하며 영산회상도와 시왕도 환수를 축하했다. 영산회상도는 규모가 커서 검은 나무 상자(불단 위)에 담아 이운했으며, 이날 따로 공개되지는 않았다. 불단 옆에 시왕도가 보인다.
신흥사 대중스님들이 영산회상도가 들어 있는 검은 나무 상자를 일주문에서 이운해 극락보전으로 들어서고 있다. 뒤에 시왕도가 보인다.
지난 28일 원소장처인 신흥사에 돌아온 영산회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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