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이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전망한 2016년 10대 문화예술트렌드를 살펴본다. 2016년 10대 문화예술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①해시태그 세대, 큐레이션 콘텐츠를 즐기다 ②신종 마니아, 사회로 나오다 ③예술소비, 세련된 생활습관이 되다 ④전문가 놀이, 일상의 문화가 되다 ⑤사물인터넷, 소비자 맞춤형 문화예술 콘텐츠를 확대 ⑥모바일, 미디어 시장을 재편하다. ⑦자생을 위한 적극적 판매, 계속되는 예술가들의 실험 ⑧리스티클의 확산 ⑨공유문화의 지속과 확장 : 한국형 모델의 등장 ⑩윤리경영,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한 핵심으로 부상. 10대 트레이드 중 마지막 9번째와 10번째를 중심으로 살펴본다.<편집자 주>
■공유문화의 지속과 확장 : 한국형 모델의 등장=자본주의의 한계 극복에서 출발한 공유경제는 2012년 서울시의 공유경제 도시 선포 이후 시대의 트렌드가 되었다. 외국의 경우 우버택시와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인 공유경제 모델이다. 우버택시는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자가용이나 렌터카를 개인기사처럼 이용할 수 있는 차량알선 서비스이다. 택시비가 비싸고 대중교통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샌프란시스코에서 발달했다. 서울에서도 우버택시 시스템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기존 택시산업 분야와의 충돌이나 규정 미비로 진통을 겪었다. 에어비앤비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빈방을 다른 세계 다양한 사람들에게 숙소로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2008년 창업하여 2015년 현재 2,500만명 이상의 게스트를 3만4,000개 도시의 100만개 이상 숙소와 연결해주는 대표적 IT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독일 베를린이 주택시장 혼란의 주범으로 에어비앤비를 지목, 몇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에어비앤비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법률을 내놓으며 새로운 문제가 나오는 중이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 해외 공유문화는 시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자발성에서 나왔지만, 우리나라의 공유문화는 ‘관’이 중심이 되어 발전해왔다. 그러다보니 일종의 성장통을 겪었지만, 한국형 공유문화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공유, 자투리 극장 같은 문화의 공유, 취업생과 학생을 위한 공유 독서실을 예로 든다. 이중 자투리 극장이 재미있다. 서울 성북점 소셜 스튜디오 공감, 은평점 반짝반짝 사진방, 강북점 책 읽는 마을까지 총 3 곳으로 대형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다양성 영화를 상영한다. 관람료는 5,000원. 관련 내용은 SNS를 통해 공지하고 있다. 관객은 각자 준비해온 간식도 먹고, 영화 뒷이야기도 나눈다. 아직은 젊은층에 국한되어 있어 연령층의 다양화를 위한 모색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속초의 문제를 공유경제로 풀어갈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문화 쪽으로 본다면 전문 연극팀이나 생활예술공연팀의 연습장소를 학교와 공유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생활체육에 맞춰 일부 공유하는 것에 그쳤지만, 해외의 사례를 보면 공연연습이나 공연소품의 적재공간 활용으로 문화예술과 학교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새로운 활력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속초시를 중심으로 교육청과 학부모, 예술단체가 함께 만난다면 지역형 예술교육의 새로운 방향이 전개되지 않을까?
■윤리경영,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한 핵심으로 부상=대한항공, 롯데, 폭스바겐. 지난해 비윤리적 경영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던 기업이다. 대한항공과 롯데는 각각 땅콩회항 사건과 승계문제로 대기업의 윤리적 측면에서 비난을 받았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이 밝혀졌다.
이제 기업의 사회적 평판 관리는 인터넷 발달에 의한 SNS의 확산으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사회적 평판이 무너지는 순간 기업의 가치 역시 무너지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기업윤리와 고객 신뢰의 중요성이 가시화 되면서 단기 손실보다는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가 중요하게 되어 사회책임 경영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한 기업의 관심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으로 귀결된다. 국내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금액에 비례해 공공펀드에서 추가로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방식의 ‘매칭펀드’ 활성화가 문화경영의 이름으로 증가하고 있다. 예술인 복지재단에서도 ‘예술인 파견지원사업’을 통해 기업과 예술인의 관계가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주목한다.
최근 <설악신문> 기사에서 지역의 젊은 예술인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만날 수 있었다. 공연예술 분야의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지역 문화환경 때문이다. ‘관’에 의존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공연 제작과 소비의 문화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되지도 못하고 있다. 공연장은커녕 연습실도 제대로 없는 형편이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할 때 민간기업의 메세나 활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속초에는 롯데와 이마트, 신세계, 한화라는 국내 최고의 기업이 관광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롯데는 아직 완성되지 못했고, 이마트와 한화는 취약계층 복지 쪽에 관심을 두는 편이다. 이제 지역 문화환경의 변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이에 따른 관광산업의 토대 구축을 위해 속초지역의 대기업이 문화예술에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민간 예술단체에 이 일을 맡길 수는 없다. 아직 문화행정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공표된 지역문화진흥법에는 지자체가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기업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되었다. 속초시가 지역문화진흥법에 의해 기업 메시나 활동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예술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공펀드의 조성도 고려할만하다. 관광지 속초에서 문화예술 인프라 확충은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첫번째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인섭 속초문화원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짜투리 극장은 시민 중심 공간이 연대하여 ‘다양성 영화 상영’이라는 주제로 지속가능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대안문화가 될 수 있다. 공유경제는 결국 소유와 독점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상의 실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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