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권 고층 건물 늘어나는데… 화재 진압 대책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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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최고 43층 아파트까지 건축 중…17~18층 높이 1대뿐/70m 이상 고가사다리차 없어…“조기 확보 방안 마련해야”

등록날짜 [ 2020년10월19일 17시33분 ]

최근 울산 33층 주상복합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고가사다리차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고층 대형건축물이 잇따라 건립되고 있는 속초·고성·양양지역에 20층 이상 고층 건물 화재에 대비한 고가사다리차가 한 대도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8일 오후 발생한 울산 아파트 화재는 불길이 33층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화재 진화에만 15시간여가 걸렸다. 이 아파트는 건물 높이가 113m인데 당시 울산지역에는 고층 건물 화재 진화에 필요한 고가사다리차가 없어 소방당국이 52m 높이의 사다리차를 투입해 진화하느라 애를 먹었다. 소방당국은 나중에 23층 높이까지 진화할 수 있는 72m의 고가사다리차를 부산에서 지원받아 진화현장에 투입하면서 간신히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울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고층 건물 화재에 대비한 속초·고성·양양소방서의 고가사다리차 보유 현황을 확인한 결과, 지난 13일 현재 단 한 대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3~4년 전부터 20~30층 이상 고층 대형건축물들이 잇따라 건립되고 있는 속초지역의 경우, 속초소방서에 53m 높이의 고가사다리차 1대가 배치돼 있다. 이 고가사다리차의 최대 높이는 건물 17~18층 정도다.
이렇다 보니 20층 이상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스프링클러, 옥내소화전 등의 방재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초고층 고가사다리차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속초지역에는 동서고속화철도 건설 등의 개발붐을 타고 지난 2016년부터 29층 높이의 아파트단지가 잇따라 들어선 데 이어 최근에는 3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이 건축되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이거나 추진 중인 대형건축물(아파트)은 △미소지움(35층) △양우오션스카이(37층) △디오션자이(43층) △동명동 464번지 일원(35층) △옛 동명새마을금고 일원(43층) △갯배 선착장 일원(43층) △고속터미널 일원(36층) 등이다.
공사 중이거나 추진 중인 25층 이상 생활형숙박시설은 △서희스타힐스더베이2차(34층) △현대힐스테이트(36층) △조양감리교회 일원(29층) △코아루아리스타(28층) △속초 아이파크 스위트(27층) △원약국 일원(27층) △대포항 생활숙박시설(26층) △증앙동 생활숙박시설(25층) 등이다.
고성·양양지역도 최근 잇따라 고층 건축물이 건립되고 있다.
고성지역의 20층 이상 고층 건물은 현재 2개며, 이 외에 토성지역에서 26층 건물이 현재 건축 중이고 29층은 미착공 상태다. 고성소방서가 고층 건물 화재에 대비해 보유한 소방장비는 27m 높이의 굴절사다리차 1대가 전부며, 이 굴절사다리차의 최대 높이는 7~8층 정도다. 고성소방서는 조만간 50여m 높이의 고가사다리차 1대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양양지역의 20층 이상 고층 건물은 2개 아파트단지고, 이 중 하나는 28층 높이다. 양양소방서도 28m 높이의 굴절사다리치를 보유 중이며, 올 연말 50여m 높이의 고가사다리차를 들여올 계획이다.
최종현 속초시의원은 “설악권의 건축물이 점점 고층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고가사다리차가 제대로 확보 안 된 것은 문제다. 소방당국은 예산 타령만 할 것이 아니라 설악권에 23층 이상 고층 건물 화재 진화가 가능한 초고층 고가사다리차 1대라도 조기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