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타계한 후산 최명길 시인(1940-2014)의 여섯 번째 유고시집 <물고기와 보름달>(서정시학 펴냄)이 시선집 형태로 출간됐다. <물고기와 보름달>은 최명길 시인의 타계 전후의 시집 각각 7권과 5권에서 가편(佳篇) 86편을 뽑아 실었다. 간행사는 ‘뼈에서 피어난 꽃들’이라는 제목으로 딸이 써서 시인의 말을 대신했다.
삶과 시의 행로가 일치하는 것으로 대표되는 최명길 시인은 줄곧 속초에 살며 실천적이고 체험적인 산행을 통해 구도적이면서도 쇄락(灑落)한 자연주의 서정시를 써왔다.
시 해설을 맡은 유성호 교수는 “이번 시선집은 최 시인의 40년 작품활동의 원·근경을 모두 헤아릴 수 있는 미학적 조감도”라며, 최 시인은 심원한 불가적 사유와 서정성을 일관되게 심화해온 지속형 범례에 든다고 했다.
또한 “현실 집착이나 현실 초월을 동시에 지양하면서, 더 깊은 곳을 경험하고 다시 현실로 되돌아 나오는 재귀의 과정이 시인이 누린 ‘삶-시’의 유일한 방법론”이라며, 그 방법론은 이번 시선집을 통해 자발적인 ‘자유’와 ‘고독’으로 ‘근원’과 ‘궁극’을 사유한 시인의 거대한 모습으로 귀일해온다고 피력했다.
최명길 시인은 1940년 강릉에서 태어났고 197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생전에 <화접사> <풀피리 하나만으로> <반만울리는 피리> <바람속의 작은 집> <은자, 물을 건너다> <콧구멍 없는 소> <하늘불탱> 등 7권의 시집을 냈다. 유고시집은 <물고기와 보름달>를 포함해 모두 6권으로 앞서 <산시 백두대간> <잎사귀 오도송> <히말라야 뿔무소> <나무 아래 시인> <아내>가 나왔다. 1981년 ‘물소리 시낭송회’를 창립해 19년 동안 이어갔다. 만해·님 시인상, 한국예술상, 강원도 문화상(문학부문),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2014년 5월 향년 75세로 별세했으며, 2016년 5월 7일 속초시 영랑호반에 최 시인의 시정신을 기리는 시비가 건립됐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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