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공공을 위한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라 하더라도 연립주택 단지 한 가운데로 도로가 개설되면 주차장이 사라져 이제 주차를 어디다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벌써 세입자들은 주차장이 없어지면 나가겠다고 압박하고 있어 난감합니다.”
지난 18일 오후 속초해수욕장 인근 한 연립주택 관리사무실에서 만난 입주민 2명은 현재 연립주택단지 내에서 진행 중인 도시계획도로 개설공사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들은 “연립주택단지 사이에 도로가 개설되면 당장 주차공간이 그만큼 줄어 주차난은 물론 입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우려돼 걱정이 많다”며 “세입자들은 주차공간 부족을 이유로 이사를 가겠다고 통보하고 있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또 “지금까지 제대로 된 주민공청회나 설명회 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더 분통이 터진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입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도시계획도로(10~20m)는 이 연립주택 가동(47세대)과 나동(24세대)의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개설되고 있다. 지금까지 입주민들은 현재 도로 개설공사가 진행 중인 가동과 나동의 가운데 부지를 주차장과 광장 부지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도로가 개설되면 주차공간이 그만큼 줄어들어 주차 불편과 재산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어 입주민들이 도로 개설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연립주택 단지 가동과 나동 사이에는 벌써 도로 개설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었다. 연립주택 단지 입구 도로에는 이미 보조기층 포설이 끝난 상태였으며, 아스콘 포장만 남겨 놓고 있었다. 연립주택 건물 입구에서는 도로에 우수관 등을 매설하기 위한 지하시설물 설치공사가 한창이었다.
연립주택 단지~속초해수욕장 정문 입구 도로까지 연결되는 해당 도시계획도로는 길이 84m, 폭 6m 규모로 건설되고 있으며, 바로 인근에서 공사 중인 A아파트의 연결도로로 활용될 예정이다. 2개동 320세대 규모로 건축되는 A아파트는 오는 3월 준공 예정이다.
해당 연립주택 가동과 나동 사이의 도시계획도로(10~20m)는 지난 1987년 연립주택이 준공된 후 같은 해 12월 속초시에 증여됐다. 입주민들은 당시 연립주택의 시공사가 분양 소유주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속초시에 증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아파트 시공사는 이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한 후 준공에 앞서 시에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본보는 지난 2018년 4월에도 해당 연립주택의 이 같은 문제를 취재했으며, 당시 입주민들은 “도로가 개설되면 주차 불편과 소음 발생, 사생활 침해 등이 우려된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했었다.
입주민들은 지난 18일 “지금 생각해 보면 속초시에 서운한 점이 매우 많다”며 “무엇보다 시는 도로 개설에 따른 입주민들의 주차 불편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A아파트 건축에 따른 교통영향평가 심의 때 해당 도시계획도로에 대한 개설 논의가 있어 사업이 추진됐다”며 “도로 개설에 따른 해당 연립주택 입주민들의 생활 불편 최소화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속초시 속초해수욕장 인근의 한 연립주택 입주민들이 도로 개설에 따른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연립주택 가동과 나동 한 가운데에 개설되고 있는 도로 공사현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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