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의 ‘부동의 처분 취소’ 행정심판 인용 재결서가 지난달 26일 양양군과 원주지방환경청에 각각 송달된 가운데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서 추가 보완을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강원도와 양양군이 크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도와 양양군은 이날 중앙행심위로부터 ‘피청구인인 원주지방환경청이 2019년 9월 16일 청구인인 양양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본안 협의 부동의 처분을 취소한다’라는 주문의 인용재결서를 최종적으로 전달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법 등 관련법 규정의 취지에 반해 입지의 타당성을 위법·부당하게 판시했고, 법률상 부여된 추가 보완기회도 없이 처분된 재량권이 남용된 협의 결과라고 판단해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의견을 취소할 것을 주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원주지방환경청은 행정심판법의 기속력에 의한 재결의 취지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의 추가 보완이 아닌, ‘동의’ 또는 ‘조건부 동의’와 같은 처분을 지체 없이 이행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중앙행심위의 재결은 협의기관이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두 번째 보완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부동의 한 점 등을 들어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해 재결취지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추가 보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양양군에서 2차 보완서를 제출하면 환경영향평가법과 관련 규정에 따라 전문가 의견수렴 및 현지 합동조사 등을 거쳐 협의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원주지방환경청 관계자는 “우리 청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재결서에 적시한 대로 두 번째 보완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 환경영향평가서 추가 보완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이에 대해 도와 양양군은 원주지방환경청의 추가 보완 요청 계획은 행정심판법을 잘못 이해하거나 행정심판위의 결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재결의 취지에 맞도록 조건이 붙은 ‘부관 있는 행정처분’인 ‘조건부 동의’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중앙행심위가 적시한 ‘처분’이란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의 효과를 직접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원주지방환경청은 이번 행정심판 결정에 따라 즉시 처분에 해당하는 ‘동의’ 또는 ‘조건부 동의’ 통보를 해야 하지만,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는 추가 보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또 다른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도와 양양군은 원주지방환경청이 재결의 취지를 오판해 공식적으로 보완을 요구할 경우, 법률자문을 거쳐 환경청 관계자들을 직권남용 등 형사적 고발은 물론 사업지연으로 인한 민사적 피해보상을 제기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양양주민들로 구성된 친환경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회에서도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해 관련자들의 징계 처분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오색케이블카 행정심판 재결 처분 논란’
앞서 군은 2019년 9월 원주지방환경청이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사업의 환경영향평가를 부동의 한 것과 관련해 절차적인 하자와 실체적 하자(동·식물, 지질, 경관, 안전관리 등)의 부결사유에 대한 반증자료를 수집·분석해 2019년 12월 11일 부동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의 행정심판을 청구했었다.
이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현지조사와 구술심리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29일, 9명의 행심위 위원들이 양 당사자 입장과 전문가 의견 청취에 이은 장시간 논의 끝에 원주지방환경청의 부동의 의견 통보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결론을 냈었다.
이에 따라 중앙행심위의 재결서가 양양군과 원주지방환경청 양측에 통보됨에 따라, 곧바로 재결의 취지에 맞는 원주지방환경청의 처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원주지방환경청이 중앙행심위가 행정심판을 통해 이미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대한 부동의 결정이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내린 결정을 자의로 해석해 추가 보완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번 행정심판으로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본안은 ‘동의’나 ‘조건부 동의’로 처분돼는 것이 마땅한데, 원주지방환경청이 생뚱맞게 추가 보완 협의를 들고 나오는 것은 법 자체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원주지방환경청은 하루속히 행정심판 취지에 합당한 처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주현 기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행정심판 결과, 인용됐지만 재결서 해석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오색케이블카 예정부지 현장 증거조사 모습.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